러블리즈의 짝사랑은 끝났다…'그날의 너'는 '절대, 비밀'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러블리즈의 짝사랑은 끝났다.

'오블리비아테(Obliviate)'로 러블리즈는 2014년부터 간직해 온 짝사랑의 비밀을 가슴 깊숙이 삼켰기 때문이다.

6년간 러블리즈가 지켜온 짝사랑의 서사는 위대했다. 요즘의 걸그룹이 시대의 유행과 새로운 유혹에 변심하지 않은 채 '짝사랑'이란 하나의 감정을 오래도록 지켜낸다는 건 '위대함'으로 밖에 표현할 길 없다.

비밀은 때론 '캔디 젤리'처럼 달콤했다.

"나만 아는 그 얘기 생각하면서 잠이 들어요"라며 설렜고, '아츄'처럼 "널 보면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라면서 넘치는 감정을 고백 못해 입술이 간지럽기도 했다. 비록 상대에게 나는 스쳐지나가는 '카메오'였을지언정, 러블리즈에게 짝사랑은 하루의 중심이 된 '나의 지구'였다.

지구였다.

이 때문에 러블리즈가 짝사랑을 마치겠다는 건 6년을 지켜온 위대한 세계의 종언이었다.

과거 '그날의 너'에서도 러블리즈는 짝사랑의 시린 기억을 모두 모아 날려보내겠다고 했지만 "그날의 네가 내 안에 머물러요"라며 미련을 지우진 못했다.

'오블리비아테'에선 단호하고 존엄했다. 단순히 음악의 외면을 바꾼 것뿐 아니라 러블리즈는 "너로 슬펐던 지난 날, 영원히 널 모두 삼킨다"면서 "너를 잊는다. 너를 지운다. 영원히 널 모두 잊는다"고 되뇌며 어떤 미련도 남기지 않았다.

같은 앨범의 서정 발라드인 '절대, 비밀' 역시 기존의 짝사랑 발라드와 색은 같았으나, 의미는 달랐다.

"고백이란 지도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어"라면서도 러블리즈는 "혹시 그런 날이 온다면 해서, 네가 내게 온다면 길을 알려주려고, 이젠 필요 없겠어"라고 확언했다. '영원히', '절대' 같은 언어로 러블리즈가 6년의 짝사랑에 영영 작별을 고한 것이다.

이젠 자연스럽게 짝사랑을 마친 러블리즈의 다음 인연을 기다리게 된다. 2021년, 데뷔 7년이 되는 러블리즈다.

이번 '오블리비아테'를 내며 러블리즈는 "예전에는 외로운 사랑을 견뎌내고 상대방을 기다렸다면 이제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겠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리고 '절대, 비밀'에서 러블리즈는 짝사랑에 마침표를 찍으며 "먼 훗날 떠올릴 가끔은 그리울 얘기"라고 마무리했다.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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