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준우승' SK 문경은 감독 "얻은 게 많은 대회…팀 내 MVP 변기훈"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군산 최창환 기자] ‘이변의 주인공’ SK의 파죽지세가 결승에서 꺾였다. 하지만 주축선수들이 대거 결장한 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히 의미 있는 준우승이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27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결승전에서 고양 오리온에 81-94로 패했다.

SK는 2쿼터까지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지만, 3쿼터 이후 오리온의 기세에 밀려 흐름을 넘겨줬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린 가운데 3점슛을 봉쇄하는 데에도 실패, 아쉬움을 삼켰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SK로선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SK는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주축선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서 치른 대회였다. 당초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것도 버거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SK는 조별예선에서 기대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변기훈, 최성원을 비롯해 이적생 양우섭, 배병준 등의 화력을 앞세워 B조 1위를 차지한 것. SK는 이어 4강에서도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우승은 눈앞에서 놓쳤지만, 그야말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대회였다.

문경은 감독은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준 것만 해도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오늘은 스몰라인업이 상대의 장신 포워드들에 맞서기에는 체력적인 면에서 밀린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게 상당히 많다. 주전, 벤치멤버들의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제 남은 부분은 닉 미네라스와 주전멤버들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이 꼽은 팀 내 MVP는 변기훈이었다. 예선, 4강을 거치며 폭발력을 뽐낸 변기훈은 결승에서도 3점슛을 4개 터뜨리는 등 20득점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문경은 감독은 변기훈에 대해 “MVP급 활약이었다. 기존 장신포워드 라인업에 스몰라인업까지 구축할 수 있게 돼 기분 좋다. (변)기훈이가 스몰라인업에 대한 지신감을 심어줬다. 기훈이 입장에서도 몇 시즌 동안 슬럼프를 겪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SK는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된 2019-2020시즌에 원주 DB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국내선수들에 누수가 없는 가운데 자밀 워니-닉 미네라스라는 강력한 외국선수 조합까지 구성해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컵대회를 통해 벤치멤버들의 성장이 더해져 다시 한 번 우승후보다운 위용을 뽐냈다.

문경은 감독은 “사실 오늘도 (김)선형이만 있었으면 2대2, 속공 등 보다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팀은 공수에서 많이 뛰는 농구를 한다. 가용인원이 많을수록 지치지 않고 빠른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성원, 변기훈, 배병준, 양우섭을 통해 지치지 않고 54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문경은 감독.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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