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리포트: SK 잇몸농구, KBL컵보다 시즌 개막이 기대된다

[마이데일리 = 군산 김진성 기자] 인상적인 잇몸농구였다. SK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상당히 날카로운 경기력을 뽐냈다.

SK 나이츠는 KBL컵을 앞두고 주전들을 대거 제외했다. 김선형, 김민수, 최준용, 안영준이 부상 혹은 컨디션 관리를 이유로 군산에 오지 않았다. 자밀 워니와 최부경 정도를 빼면 사실상 백업들로 대회를 치렀다.

그러나 예선을 무난하게 통과한 뒤 준결승서 강력한 우승후보 KGC까지 쓰러트렸다. KGC는 양희종만 빼면 모든 주축이 나섰다. 심지어 올 시즌 최고 외국선수 후보 얼 클락,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의 기량과 몸 상태도 어지간한 구단들보다 좋았다. 100% 전력으로 맞붙으면 용호상박이지만, 현 시점에서 두 팀의 맞대결은 아무래도 KGC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뚜껑을 열자 달랐다. KGC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SK는 지난 시즌 경험을 충분히 쌓은 최성원이 메인 가드로서 팀을 안정적으로 지휘했다. 자밀 워니와 닉 미네라스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성원, 변기훈, 최부경 등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부지런히 2대2를 시도하고, 공간을 만들어 파생된 찬스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노렸다. 최성원이나 변기훈이 스크린을 받고 골밑을 팔 때 워니나 최부경이 철저히 밖으로 빠져 나와 공간을 만들어줬다. 이 과정에서 3점포가 무섭게 터졌다.

2쿼터에는 3-2 지역방어가 제대로 통했다. 1쿼터 중반부터 시도했고, KGC도 외곽슛으로 잘 공략했다. 그러나 2쿼터에 KGC의 외곽슛이 잠시 침묵한 사이 SK는 배병준의 3점포가 폭발했다. 지역방어 성공 후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확률 높은 득점. SK의 전통적인 주도권 장악 공식이다.

KGC 클락은 확실히 클래스가 달랐다. 컨디션이 분명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꾸역꾸역 점수를 만들며 추격했다. 지역방어 공략 특효약은 역시 속공과 얼리오펜스. KGC의 업템포에 3쿼터 막판 5점차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SK는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성원, 배병준, 변기훈이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고 공간을 만들었다. 2대2를 시도하면서 파생되는 찬스를 엿봤다. 맨투맨 수비도 끈끈했다. 앞선에서의 강력한 압박은 KGC 못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 외곽포가 터졌다. 10점 내외의 리드서 버텨내며 결국 KGC를 잡았다.

SK는 이날 워니와 미네라스가 썩 좋지 않았다. 토종 주전도 대거 빠진 경기. 사실상 잇몸으로 이겼다. 단순히 KBL컵 결승 진출이 고무적인 게 아니다. 54경기 장기레이스서 버틸 수 있는 맷집을 검증 받은 게 수확이다. 항상 주전들, 외국선수들이 팀을 이끌 수 없다. SK가 시즌을 앞두고 진정한 우승후보의 저력을 발휘했다. 96-90 승리. 내친 김에 컵대회 초대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오리온이다.

[SK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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