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블리, 9월 4G ERA 2.08 활약…재계약 한 번 더?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8월에 난조를 보였던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가 9월 들어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9월 구위만 놓고 보면, 또 한 번의 재계약도 고려할만한 모습이다.

라이블리는 24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삼성은 타선이 침묵하며 0-1로 패, 3연패에 빠졌으나 라이블리는 군더더기 없는 투구로 제몫을 했다.

지난 시즌 중반 덱 맥과이어의 대체외국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블리는 9경기서 한 차례 완봉승을 따내는 등 4승 4패 평균 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으나 시즌 중반 합류했다는 점, 7차례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이터 면모를 보여준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대 95만 달러에 삼성과 재계약했다.

8월까지 활약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라이블리는 시즌 초반 옆구리근육파열로 이탈, 약 2개월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7월 복귀해 3경기서 평균 자책점 3.78을 기록했지만, 8월 5경기에서는 1승 3패 평균 자책점 6.48에 그쳤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9월 들어 위력을 되찾았다. 지난 6일 1위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를 작성, 승을 챙긴 라이블리는 12일 LG 트윈스전에서도 8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8이닝은 라이블리의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이었다.

비록 18일 KIA 타이거즈전서 4이닝 5실점(5자책) 난조를 보였지만, 잠시 미끄러졌을 뿐이었다. 라이블리는 24일 두산 타선을 꽁꽁 묶는 등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1~2회말을 연달아 삼자범퇴 처리한 라이블리는 7회말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내야진은 3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라이블리는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은 타선이 침묵한 가운데 불펜이 흔들려 0-1로 패했지만, 라이블리에게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두산전 포함 라이블리는 9월 4경기에서 2승 평균 자책점 2.08로 활약했다. 8월의 부진을 씻는 호투 행진이었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이 14승 6패 평균 자책점 3.62로 활약, 마침내 외국인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여기에 라이블리도 9월에 연일 안정적인 투구를 과시,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논의해도 좋을 정도의 활약상이었다. 라이블리가 9월의 호투를 발판삼아 또 한 번 재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벤 라이블리.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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