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리포트: 위협적인 KGC, 현대모비스의 날카로운 되치기

[마이데일리 = 군산 김진성 기자] 수준 높은 경기였다. 양희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 전력의 KGC가 난적 현대모비스를 잡았다. 현대모비스는 졌지만, 인상적인 되치기를 했다.

22일 군산월명체육관.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에 나선 A조의 KGC는 올 시즌 강호로 분류된다. 박지훈이 군 입대했으나 포지션 별 뎁스가 상당히 좋다. 오세근이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왔고, LA 레이커스 등 NBA에서 5시즌간 활약한 포워드 얼 클락과 2옵션 빅맨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를 영입했다.

일단 클락과 윌리엄스의 몸 상태가 다른 팀들의 외국선수들보다 다소 좋아 보였다. 2주 자가격리에 따라 각 구단 외국선수들의 컨디션은 대부분 좋지 않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이날 숀 롱을 아예 기용하지 않았다. 실전보다 따로 몸을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클락은 초반 클래스를 보여줬다. 자키넌 간트를 상대로 미드레인지 점퍼와 힘 있는 돌파에 의한 훅슛 등으로 폭발력을 과시했다. 간트의 공격을 블록으로 저지한 뒤 속공에 참여, 풋백 덩크슛을 터트렸다.

여기에 이재도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3&D 문성곤, 슈터 전성현을 배치하면서 안정적인 공수밸런스를 드러냈다. 그렇게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오세근은 의외로 많은 시간을 배분 받았으나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이때, 현대모비스의 되치기가 돋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장재석 영입으로 빅맨이 풍부해졌다. 함지훈의 체력을 안배하고, 이종현도 부상에서 회복했다. 이들이 숀 롱과 위력적인 트윈타워를 구축할 수 있다.

이종현과 간트가 클락을 제어했고, 1쿼터 중반 지역방어로 KGC의 흐름을 끊었다. 또한, KGC 특유의 트랩&로테이션에 대한 대처가 상당히 날카로웠다. 미리 볼을 받을 선수와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 들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림을 공략, 어렵지 않게 점수를 연결했다. 1쿼터 막판 기승호, 김상규의 골밑 득점이 그렇게 나왔다.

이후 흐름은 팽팽했다. KGC는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도 골밑에서 나름 건실한 활약을 했다. 다만, 클락과 윌리엄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임팩트가 살짝 떨어졌다.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두 팀 모두 기본적으로 강력한 트랜지션과 수비 활동량을 자랑했다. 치고 받는 흐름이 4쿼터 막판까지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중반 기승호의 패스미스, 간트의 오펜스 파울이 나왔고, KGC는 클락과 오세근의 골밑 공략으로 도망갔다. 현대모비스는 승부처서 안정감 있는 운영과 해결까지 가능한 양동근의 공백이 보였다. 3분22초전에는 현대모비스의 속공을 문성곤이 블록으로 저지했다. 문성곤은 2분9초전 결정적 스틸도 기록했다. 1분54초전에도 변준형의 스틸이 있었다. 그리고 1분35초전 문성곤이 현대모비스 지역방어를 깨는 우중간 3점포를 터트리며 승부를 갈랐다. KGC의 88-80 승리. 24일 LG를 잡으면 26일 준결승서 오리온을 만난다. 현대모비스는 2연패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숀 롱이 빠진 걸 감안하면 선전했다. 충분히 괜찮은 모습이었다.

앞선 경기서는 C조의 오리온이 KT를 90-79로 잡고 2승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제프 위디가 발 뒤꿈치 부상으로 결장했다. 그러나 데드릭 로슨과 국내선수들의 좋은 스페이싱 게임, 이대성의 물 흐르는 듯한 해결과 팀 농구의 조율, 이승현의 변함 없는 수비, 리바운드에 대한 헌신이 조화를 이뤘다. 제공권에서 압도하며 완승했다.

[KGC-현대모비스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