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18살에 또래 남자로부터 성피해…그 아이도 피해자" [종합](전문)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가수 장재인이 열여덟에 겪었던 성피해 아픔을 꺼내놨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다"라며 과거의 상처를 고백했다.

장재인은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라고 회상했다.

또한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너비 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글 말미 장재인은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며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후 장재인은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 가슴이 안절부절못하지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시키려 노력 중이다. 그저 고맙다"라며 수많은 격려와 응원 댓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서 장재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 불안 증상·불면증·거식증·폭식증 등을 앓았다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그는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라며 한층 나아진 근황을 알렸다.

이하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전문.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 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구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에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장재인 인스타그램]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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