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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축제 이야기81]트로트 독주 시대, 트로트 가수의 빛과 그림자 (1)
20-09-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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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리부트 기폭제 미스트롯·미스터트롯


필자 김종원은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과 대중문화 평론가로 꽤 긴 시간 활동하면서 요즘과 같은 트로트 열풍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TV를 켜면 온갖 채널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트로트가 나온다. 그야말로 트로트 홍수가 쏟아지고 있다. 꺼져 있던 트로트 전원이 느닷없이 들어 온 느낌이다. 그래서 일까? 필자 이외에도 많은 대중문화 전문가들이 작금의 트로트 현상을 트로트 리부트라고 부른다. 트로트 리부트 현상은 쌍수를 들어 환영 할만 하다.

'리부트'는 원래 컴퓨터 용어다. 꺼져 있는 컴퓨터 전원을 다시 켠다는 의미인데 이 말이 영화계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인기 있는 원작 영화를 재구성한 작품을 이야기할 때 리부트 했다는 설명을 붙이는데 리부트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로 끌어가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불고 있는 트로트 리부트는 과연 어떨까?


종편에서 진행한 <미스트롯> 1대 진(眞)을 등극한 송가인의 노래를 분석해 보면 전통과 현대적 해석이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또 <내일은 미스터트롯> 1대 진(眞) 임영웅 역시 마찬가지다. 송가인 노래에는 판소리와 트로트가 배합되고 있고, 임영웅 노래에는 발라드와 트로트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그래서 세대 불문 남녀 불문하고 열광한다고 본다.

요즘 미스터트롯 6인방(임영웅.영탁.장민호이찬원.김희재.정동원)이 대세 중 대세인데 트로트 시장에서 송가인과 6인방은 그 성격이 좀 달라 보인다. 무명에서 단숨에 넘사벽의 스타가 된 송가인의 등용문 <미스 트롯> 출신 중에 현재 송가인만 홀로 독주를 하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반면 6인방은 <내일은 미스터 트롯>과 동반 성장하는 행보를 보인다. 이렇게 쏠림 현상이 심할 경우 부작용이 날 수 있다. 트로트 리부트, 트로트 열풍 이면에 숨 죽이고 있는 또 다른 면을 들여다봐야 제대로 된 트로트 리부트를 기대할 수 있다.


한민족 DNA를 담은 감성 노래 ‘트로트’

트로트는 참 오묘한 장르다. 취미로 트로트를 부르면 명가수처럼 멋들어지고 소리도 쭉쭉 뻗어 올라간다. 아마추어치고는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어 스스로 노래 좀 한다는 자신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 가수로 무대에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리를 꺾어 부를 줄 안다고 해서 트로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놀부는 오장육부에 심술보가 하나 더 달려 있다. 심술보가 심장 옆에 있는지 폐부 쪽에 달려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놀부는 어쨌든 심술보가 있어야 놀부 대접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트로트 가수는 태어 날 때부터 트로트 장기(臟器)를 하나 더 달고 나와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미스터 트롯>을 통해 스타가 된 6인방중에 한명인 정동원도 오장육부에 트로트 장기(臟器)가 하나 더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트로트 장기(臟器)가 바로 트로트 DNA , 유전자라고 보여진다. 우리 몸에 흐르는 문화 DNA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만 표출되고 발현한다. 아무리 좋은 DNA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험이 수반되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 K- 트로트의 신화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우리 민족이 그동안 꾸준히 트로트를 불러왔고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필자는 한민족 DNA 속에는 흥(興), 정(情), 한(恨), 그리고 풍류와 낭만이 있다고 믿는다. 트토르는 이 중에 한가지만 빠져도 김 빠지는 사이다가 된다. 진성의 <보릿고개>를 예로 들자면 극심한 굶주림을 경험했던 슬픈 노래지만 곱씹어 보면 곰삭은 신바람, 흥이 묻어 있고,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정이 담겼으며, 슬픔이 농익은 한스러움이 노래 마디마디에 스며 있다. <보릿고개>에 이 중 한 가지라도 빠져 있다면 노래 맛은 과연 어땠을지 궁금하다.

코로나 시대와 트로트 열풍

지금은 전대미문의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코로나 시대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진단에 마냥 우울하다. 이런 현상은 너와 내가 따로 없다. 모두가 우울하고 불안한 세상, 우연의 일치일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트로트에 열광하고 있다.

정통 트로트, 국악 트로트, 성악 트로트, 팝 트로트, 발라드 트로트 등등 타 장르를 모두 갖다 붙여서 마치 새로운 트로트가 생겨난 것처럼 환호하는데 이래도 되나 걱정이 되면서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트로트, 트롯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영어 트롯(Trot)이 '빠른 걸음으로 걷다'라고 나와 있다. 그래서 일까> 김창남 교수가 펴낸 <대중음악의 이해; 한울 2012> 이영미 교수가 쓴 <한국대중가요사; 민속원>을 보면 트로트가 미국 춤곡 장르 중 하나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와 있다. 대중음악을 연구한 학자들은 한국의 트로트가 폭스 트롯에서 유래했지만 듀플미터(Duple metre) 2박자 계열을 많이 쓰는 것 빼고는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종합해 보면 트로트는 한민족의 흥(興), 정(情), 한(恨), 그리고 풍류와 낭만을 담고 있으면서 마치 두 박자 속도의 빠른 걸음으로 걷는 듯한 신바람 나는 노래인 것이다. 아마 이런 2박자 계열을 많이 쓰는 탓에 트로트를 쿵짝. 뽕짝으로 불렀을 지도 모른다. 트로트의 맛을 잘 살리는 노래를 ‘뽕끼’가 있다고 하고, 트로트 감성을 ‘뽕필 Feel’이라고 하는 것도 두 박자 느낌에서 왔을 것이라고 본다.


달호는 왜 복면을 썼을까?


영화 복면달호는 나이트 클럽을 전전하는 무명의 락가수 봉달호가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내일의 락스타를 꿈꾸며 지방 나이트에서 열심히 샤우팅을 내지르던 봉달호(차태현)는 기획사 장사장(임채무)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뀐다. 달호의 목소리에서 유일무이한 뽕필을 발견한 장사장은 배가 고픈 달호를 설득해 트로트 가수로 방향을 틀게 만든다. 그런데 그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락 가수를 꿈꾸던 달호는 뽕짝 가수라는 타이틀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장사장을 박차고 나올 수는 없었다. 계약이라는 법적 사실이 옥죄고 있었기 때문.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어쩔 수 없이 트로트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 초강도 스파르타 식 트레이닝에 들어가고 ‘봉필’이란 예명으로 앨범을 낸다. 봉필은 봉달호와 뽕짝의 feel을 합친 것, 이렇게 봉필이란 예명으로 앨범을 내게 된 달호는 첫 지상파 데뷔 무대에서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른다. 달호의 복면은 뽕짝에 대한 부끄러움과 어설픈 신비주의 합작품이었다. 그렇게 부끄러움을 지닌 채 무대 오른 달호는 ‘자고 나니 스타’가 되었고 단박에 트로트의 황태자로 급부상했다. <복면 달호> 영화 속에서 락가수 지망생 달호와 달호의 본능적인 뽕필을 감지한 장사장은 끊임없이 부딪힌다. 달호는 장사장에게 트로트가 뭐냐고 묻고, 장사장은 달호에게 락이 뭐냐고 따지는데, 달호는 락이 ‘Heart’라고 답하고, 장사장은 트로트가 ‘마음’이라고 응수한다.

2007년 개봉한 <복면달호>가 만약 지금 만들어졌다면 달호는 과연 복면을 썼을까? <미스터 트롯>에서 복면을 한 출연자가 있었지만 <복면 달호>와는 분명 다르다. 달호는 뽕짝이 부끄러워서 복면을 썼고, 요즘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복면을 쓴다. 트로트 오디션 참가자들이 트로트 가수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열되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종편에서 진행한 ‘내일은 미스 트롯’이 불을 지핀 트로트 열풍으로 인해 채널마다 트로트 오디션 표방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데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기본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면서 선방 중이다. 내일은 미스터 트롯, 보이스 트롯, 트롯신이 떴다, 트로트가 좋아, 트롯 전국체전 등등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시청률 33%를 자랑한 <내일은 미스터 트롯>을 비롯해 트로트라는 말이 붙은 프로그램이 기본 이상의 시청률 올리는 건 앞에서 필자가 언급했듯이 트로트에는 한민족의 DNA, 한민족 문화 원형질인 유전자인 흥(興), 정(情),한(恨)이 기본 베이스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트로트가 지쳐 있는 우리 삶에 새로운 감동을 선물하고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이 확실하다. 또 더 나아가서 단절되어 있는 세대를 소통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이렇게 트로트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유용한 매개체가 되려면 트로트 가수, 방송, 기획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지금의 트로트 열풍을 스스로 진단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성공은 트로트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그런데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박 행진을 하자 우후죽순 격으로 비슷한 포맷의 트로트 관련 방송이 범람하고 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종편이 승승장구하면서 흥행을 이어가자 코너에 몰린 지상파들도 결국 트로트 열풍 대열에 편승했다. 아예 벤치마킹이라는 이름 아래 대놓고 포맷 베끼기를 하는가 하면, 오디션 참가자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줍게 트로트 무대에 올랐던 복면 달호 순수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익히 얼굴이 알려진 가수들이 얼굴을 보이며 신선감이 떨어져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와 MBC는 나란히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갔다. KBS는 ‘트롯 전국체전’을 11월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고, MBC는 10월 중에 ‘트로트의 민족’을 방송한다.


또 TV조선은 <내일은 미스트롯 시즌2>와 2020트롯 어워즈를 준비중이며. MBN의 ‘보이스트롯’ SBS 플러스의 ‘내게 온(ON) 트롯’ 등 일일이 프로그램을 셀 수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또 저마다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한 예로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설 곳을 잃은 수많은 무명 가수”를 위한 것임을 표방한다. 무대 지원금 1억원을 두고 펼치는 뽕필 살벌한 트로트 전쟁을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이들은 단순히 참가자들을 심사하는 심사위원 역할을 넘어 지원자들의 잠재성을 이끌어 내는 멘토 역할을 한다. 또 참가자들의 합격 여부가 랜선 심사위원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것도 차별화라면 차별화일 수 있다.


작지만 의미가 큰 청주 KBS <무대를 빌려드립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시대, KBS 청주방송총국 <무대를 빌려드립니다>가 눈에 띈다. 가수 김정연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무대를 빌려드립니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다. 열정과 끼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보여주는 무대로 프로그램은 작지만 그 의미는 어떤 프로그램보다 크다. 매주 금요일 오후 5:30~ 6:00까지 방송되는 <무대를 빌려드립니다>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무대로 충북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단독 MC로 활약하고 있는 김정연은 국민 안내양으로 더 많이 불리지만 30년 내공의 가수다. 한국 대중가요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 제1호 트로트 가수로 축제 진행자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녀가 청주 KBS <무대를 빌려드립니다>를 MC를 맡게 된 배경에는 이 무대 진출자 중에 트로트 지망생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여지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코로나 19로 설 자리를 잃어 무대의 갈증이 큰 충북지역 트로트 가수들이 도전장을 많이 내밀고 있다. 김정연은 “청주 KBS <무대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이 시대에 귀감이 될만한 열정과 도전의 아이콘이 탄생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눈 여겨 보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SBS ‘트롯신이 떴다2- 라스트 찬스’가 코로나19 여파로 설 곳을 잃은 수많은 무명 가수”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무명가수가 이 기회를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트로트 오디션 범람과 코로나19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역가수, 무명가수들에게도 문을 열어 놔야만 트로트 리부트 현상이 장수할 수 있다.

한 언론에서 트로트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이미 지원자들의 ‘개런티’ 요구, 인력 및 출연자 확보전 등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들린다. 신인도 지원하겠지만 기획사들도 대부분 트로트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2∼3개의 오디션이 진행된다면 어느 한쪽은 피해를 볼 게 분명하다. 극단적인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필자 생각도 마찬가지다.

풍류와 낭만을 품고 있는 트로트가 국민의 인생 노래로 오래도록 사랑받으려면 실력있는 모든 가수들에게 방송무대를 공평하게 열어 놔야 한다. 아는 만큼 사랑하고 보는 만큼 정이 든다고 했다. 실력있는 트로트 가수들이 국민의 눈에 자주 띄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몇몇 트로트 가수에게 편중된 트로트 무대, 방송 프로그램은 식상하기 딱 좋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꽃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중문화 평론가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제작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MBC .UBC.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의 달’ 자문위원
(現)파주시 축제자문위원장 (문화경제분야)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 kcs6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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