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플렉스', 설리 추모 방송 맞습니까?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다큐플렉스'는 진정으로 설리를 추모하기 위한 방송이 맞습니까.

MBC는 왜 이미 세상을 떠난 설리의 개인사를 공개했습니까.

설리의 일기장은 유족의 허락만 있으면 공개해도 되는 기록입니까. 일기란 무엇입니까.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감정과 속내들을 적어놓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 아닙니까. 설리는 자신의 일기장이 이렇게 온 세상에 공개될 걸 알았을까요.

MBC는 왜 설리의 아팠던 과거사를 공개했습니까.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수년 전 병원에 실려갔던 상황의 실체를 이제 와서 공개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다큐플렉스' 탓에 오히려 대중은 알지도 못했던 설리의 비밀만 공개된 것 아닙니까. 누구를 위한 공개입니까.

MBC는 왜 최자와의 교제로 설리와 어머니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내용을 내보냈습니까.

최자와의 교제가 설리 가족의 갈등을 불렀다는 의미입니까. 최자에게 설리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키려는 취지입니까. 다이나믹 듀오의 '죽일 놈'이란 노래는 왜 내보냈습니까. 설마, 대중에게 최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였습니까.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지금 네티즌들이 최자에게 악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설리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에, 저를 포함해 설리의 기사를 한 번이라도 썼다면 그 어떤 기자도, 설리에 대한 댓글을 한 번이라도 쓴 적 있다면 그 어떤 네티즌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평생 마음 속에 씻지 못할 죄로 안고 살아가야만 합니다.

차라리 MBC가 저나 다른 기자들이나 악플러들을 맹비난했다면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MBC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란 제목을 달고선 왜 도리어 설리를 사랑했던 사람들만 불편하게 만들었습니까. 진정으로 설리를 추모하기 위한 방송이 맞습니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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