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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투어 아니면 어때, KIA가 박용택에 선사한 '소중한 추억' [이후광의 챌린지]
20-09-0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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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떠나는 사람을 기쁜 마음으로 보내는 의식.’

환송식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다. KIA는 커리어 마지막으로 광주를 찾은 박용택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환송식을 진행했다. 관중, 조명, 영상, 폭죽 등 화려한 장치는 없었지만, ‘은퇴투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작지만 깊은 울림을 만들어냈다.

KIA는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한사람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의 정규시즌 마지막 광주 원정을 기념하는 고별식을 진행한 것. 맷 윌리엄스 감독과 주장 양현종이 그라운드로 나와 꽃다발을 전달했고, 양 팀 선수들이 박용택을 중심으로 홈플레이트에 어우러져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광판에는 KIA에서 마련한 ‘Good-Bye 박용택.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KIA타이거즈 선수단 및 임직원’이라는 훈훈한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었다. 떠나는 KBO리그 레전드를 위해 KIA가 준비한 조촐한 은퇴투어였다.

박용택은 18년 전인 2002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통산 2,201경기(9일 오전 기준)에 출전 중인 KBO리그 ‘리빙 레전드’다. KBO 최다안타(2,492안타), 최다타수 1위(8,089타수)에 올라 있는 그가 앞으로 치는 안타와 밟는 타석은 모두 새 역사가 된다. 박용택은 41살의 나이에도 시즌 62경기 타율 .317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박용택에게 이른바 ‘은퇴투어 논란’으로 시련이 찾아온 건 지난 8월이었다. 당시 프로야구선수협회를 중심으로 은퇴투어가 논의됐지만, 국가대표 경력이 짧고 최다안타 외에는 뚜렷한 개인타이틀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논란이 됐다. ‘졸렬택’이라는 별명이 불게 된 2009년 타격왕 수상까지 거론되며 일이 커졌고, 결국 박용택이 취재진을 만나 “상대팀 홈구장에서 투어 분위기가 조성될 거 같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은퇴투어를 고사하기에 이르렀다.

약 한 달이 흘러 은퇴투어와 관련한 이슈가 사그라질 때 쯤 KIA가 ‘광주경기 고별식’이라는 이름의 환송식을 준비했다. KIA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구단과 선수단이 함께 야구 선배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광주를 기억해달라는 의미에서 마련을 해봤다”고 좋은 취지를 전했다. 그렇게 KIA와 LG의 후배들은 잠시 경쟁의식을 내려놓고 그라운드에 한 데 모여 레전드의 가는 길을 밝혔다. 박용택은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로 이에 화답했다.

원래부터 박용택의 은퇴투어 개념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전날처럼 전국의 각 구장을 돌며 젊은 날을 되돌아보고,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경쟁했던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형태의 환송식이 모델로 거론됐다. 그러나 앞서 국민타자 이승엽이 성대한 은퇴투어로 커리어를 마무리했기에 박용택 은퇴투어라는 개념도 의도치 않게 부풀려진 면이 없지 않았다. 박용택은 이와 관련한 댓글로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KIA의 고별식은 뭉클했다. 우리 팀이 아니어도, 성대하지 않아도 족적을 남기고 떠나는 스타를 진심으로 환송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여기에 박용택은 이미 환송식 없이 고척과 대구 원정을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단독 행동에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KIA는 “그래도 떠나는 레전드를 예우해주는 게 맞다”는 기조 아래 주저 없이 고별식을 치렀다.

박용택이 은퇴투어를 고사할 때 가장 우려한 점은 후배들의 은퇴였다. 당시 “앞으로 당장 은퇴해야 할 우리나라 슈퍼스타들은 작은 흠집으로 행사가 무산되면 안 된다. 모두가 아름답게 후배들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자신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이 역시 전날의 새로운 '레전드 기억법'으로 인해 기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용택은 그렇게 행복한 추억을 안고 광주를 떠나게 됐다.

KIA의 고별식은 '아름다운 예우'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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