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흥벤져스' 꺾은 차상현 감독 "배구는 사람이 하는 것"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제천 이후광 기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2020 KOVO컵에서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절대 1강으로 꼽힌 흥국생명을 제압, 우승팀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GS칼텍스는 5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승리했다.

GS칼텍스는 2017년 천안 대회 이후 3년 만에 컵대회 통산 4번째 우승(2007, 2012, 2017, 2020)을 차지했다. IBK기업은행, 현대건설과 컵대회서 나란히 3차례 정상에 올랐던 GS칼텍스는 여자부 컵대회 최다 우승팀이 됐다. 차상현 감독은 2017년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 컵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메레타 러츠가 승리의 주역이었다. 블로킹 4개를 포함 양 팀 최다인 25점(공격 성공률 42%)을 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높이를 앞세워 상대 에이스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을 30% 이하로 떨어트렸다. 여기에 이소영이 18점, 강소휘는 14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블로킹(11-9)과 서브(3-1)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

강소휘는 기자단 투표 30표 중 14표를 획득하며 팀 동료 러츠(10표), 이소영(6표)을 제치고 대회 MVP를 수상했다. 2017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MVP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다음은 우승 사령탑 차상현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총평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싸웠다. 어느 경기보다 선수들이 잘 싸우고 싶은 눈빛이 있었다. 선수들이 이 정도 힘을 갖고 있는 걸 보고 나도 놀랐다. 조금 더 훈련을 강하게 시키면 더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웃음)”

-대회 앞두고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이 나왔는데.

“기분 나쁘지 않았다. 전력이 정말 좋다. 1등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이든 위기 상황이 오고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럴 때 작전을 펼쳐서 분위기를 가져와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잘 됐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더 강해질 것이다. 루시아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김연경도 복귀 직후라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더 강해질 수 있다.”

-결승전을 철저히 대비한 느낌이었다.

“흥국생명은 레프트 점유율이 높은 팀이다. 상대는 거기가 뚫리면서 힘들게 갔다. 러츠의 라이트 블로킹 한 자리가 수비 포메이션 등에서 크게 작용했다. 선수들이 수비를 정말 잘해줬다. 고무적인 것 같다. 그러나 시즌에서는 흥국생명이 지금보다 더 나을 것으로 본다. 잘 준비하겠다.”

-이소영이 결승전에선 에이스 역할을 했다.

“결론적으로 자기 몫을 잘했다. 염려도 했지만 그래도 이소영은 이소영이었다. 고맙다. 또한 팀을 잘 이끌어준 베테랑들에게도 고맙다.”

-언제 우승을 직감했나.

“매 세트가 박빙이었지만, 첫 세트 중반 이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범실도 나오지 않았다. 흐름이 나쁘지 않아 수비만 1~2개 정도 하면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단 분위기를 위해 오늘만큼은 화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기고 싶은 마음에 3번 정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웃음).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정도의 경기력이 나온다면 김연경도 건재한 상황에서 많은 팬들이 즐기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MVP를 수상한 강소휘의 이번 대회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고 지금보다 더 좋은 밸런스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나쁜 볼 처리 능력 등 더 발전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작년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잘해줬다.”

-컵대회 우승을 했다. 선수단에게 휴가를 줄 것인가.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몇몇 선수들이 휴가를 달라고 했는데 정말 고민이다. 쉬어주는 것은 맞는데 어떻게 쉬어줘야 하는지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 나도 안타깝지만 미안하다. 올라가서 스케줄을 짜보겠다.”

[사진 = 제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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