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좌절' 박미희 감독 "GS가 처음부터 끝까지 앞섰다"

[마이데일리 = 제천 이후광 기자] ‘절대 1강’ 흥국생명이 GS칼텍스의 벽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흥국생명은 5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조별예선부터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무실세트의 위용을 뽐낸 흥국생명은 결승전에서 허무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2010년 수원 대회 이후 10년만의 우승에 실패했다. 사상 첫 컵대회 무실세트 우승 역시 무산됐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경기 후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 선수들이 공수, 분위기, 집중력에서 우리보다 앞섰다”고 아쉬워했다.

보완점을 묻자 “너무 많다”고 답하며 “꼭 하나를 고르기보다 이 아쉬움이 좋은 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 정도 남았다. 오늘 같은 경기를 하지 않고, 헛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이 28.57%(13점)에 그친 부분이 뼈아팠다. 박 감독은 “라이트에서 김연경, 이재영, 루시아 등 믿을 만한 득점이 분산돼서 나와야 하는데 아쉬웠다. 공격 성공률보다는 쉽게 말해 어택 커버, 연결에서 상대가 앞섰다”며 “떨어져야 할 공이 계속 올라오고, 득점이 나와야 할 때 좋은 수비가 나왔다. 그런 것들이 계속 반복됐다. 좀 더 견딜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연습하는 시간 동안 그런 부분을 더 강조하며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부담감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말은 하지 않아도 부담이 조금 있었다. 그러나 다 핑계다. 어쨌든 상대가 우리보다 경기력이 좋았다”고 했다.

이다영과 루시아의 신뢰 관계에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1세트 초반 루시아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지만 활용이 부족했다. 박 감독은 “세터가 공격수를 향한 믿음이 더 있어야 한다. 김미연 부상이 없었다면 김미연이 먼저 뛰고 루시아로 교체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다영과 루시아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흥국생명은 사흘 정도 휴식을 가진 뒤 다가오는 정규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박미희 감독. 사진 = 제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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