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의 새로운 도전, "무실세트보다 우승이 목표"

[마이데일리 = 제천 이후광 기자] 흥국생명의 해결사로 우뚝 선 김연경이 사상 첫 무실세트 우승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은 지난 4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준결승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해결사는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이었다. 이날 51.28%의 공격성공률과 함께 팀 최다인 20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에이스답게 가장 많은 31.20%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55.56%의 안정감을 뽐냈다. 1, 3세트는 앞선 경기들과 달리 열세에 처했지만 위기의 순간 해결사로 나서 4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첫 경기 때 현대건설을 만나 쉽게 이겼지만, 준결승을 준비하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며 “예상대로 힘든 경기였다. 그러나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요한 순간 세터 이다영에게 공을 달라고 요구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아니었다”고 웃으며 “흐름에 따라서 공이 배분됐다. 또 중요한 순간 이다영이 믿어줘서 득점할 수 있었다. 이다영의 좋은 토스와 도수빈, 이재영의 리시브가 있어 공격이 가능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흥국생명은 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2010년 수원 대회 이후 1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컵대회 우승을 노린다. 공교롭게도 2010년 대회 MVP는 김연경이었다.

준결승 역시 셧아웃 승리였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좋은 공부가 됐다. 김연경은 “힘들게 올라오지 않고 쉬운 경기를 하다 보니 현대건설이 강하게 밀어붙였을 때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며 “천천히 경기를 풀어가며 위기를 극복했는데 결승전에 앞서 심적,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별예선부터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거둔 흥국생명의 사상 첫 컵대회 무실세트 우승에도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

김연경은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볼 때마다 생각을 안 하고 싶은데 생각이 든다. 오늘(4일)도 3세트에서 지고 있을 때 그 생각이 났다”고 웃으며 “무실세트보다는 우승이 목표다. 신경 쓰지 않고 준비 잘해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연경이 통산 두 번째 컵대회 우승 및 MVP와 함께 첫 무실세트 우승이라는 새 역사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연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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