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귀여움 승부?"…'무지함'으로 승부 보는 기안84, '애플84'로 봐줄지 아나 [김나라의 별나라]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기안84, '나 혼자 산다'에서 이번에도 '애플84'로 넘어갈 수 있을 줄 안다면 큰 오산이다. '여성 혐오' 논란을 단순히 무지함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기안84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고 만든 예능 이미지를 본인의 작품에서까지 보여주면 어쩌나. 그간 수차례 '여혐(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여온 기안84가 이번 '복학왕-광어인간' 시리즈 연재로 또다시 같은 실수를 되풀이,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기안84의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하는 청원글은 3일 만에 9만 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그가 고정 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엔 하차를 넘어 '퇴출'을 요구하는 항의글이 빗발치는 중이다. 급기야 PD 교체 언급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시청자들은 "기안84는 인권 의식이 없다. 철없는 이미지로 세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묵과해선 안 되는 사안임에도 이런 기안84를 퇴출 없이 끌고 간다는 건 '나 혼자 산다' 제작진 또한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다.

기안84는 '복학왕-광어인간'의 무능한 여 인턴 봉지은이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남 팀장과 성관계를 한 뒤 입사한다는 스토리로 대중에게 호되게 뭇매를 맞았다. 침묵 뒤에 내놓은 사과문이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하려 했다"라는 것.

사과문에서조차 여론의 비판 대신 '여혐'을 반영했다. 이제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기안84는 처음부터 비판의 요지도 읽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줬다. 분명 '복학왕-광어인간' 2회 차 전반에 걸쳐 '여혐'이 짙게 깔려 있었으나, 그는 한 장면만을 삭제 조치했고 이번 논란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매듭지으려 하며 '여혐'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의식 수준을 드러냈다.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제야 부랴부랴 추가 수정 작업에 들어간 기안84다.

기안84 본인이 그간 무지함으로 승부를 봐왔으니, 약자와 여성 인권 운동의 전 세계적인 확산 추세에 발맞춰 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여자가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는 이런 사회'로 전락시켜 버릴 수밖에.

게다가 기안84의 활동명부터 '여혐'이다. 같은 논란을 짚자면 까도 까도 끝이 없다. 2016년 '나 혼자 산다'에서 "가명에 특별한 뜻이 없다"라고 밝혔으나, 과거 2011년 자신의 블로그에 '기안84 뜻은 논두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라고 설명하며 경악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도 하차 요구가 쏟아졌으나 침묵으로 버틴 채 넘어갔다.

2017년 '복학왕-전설의 디자이너' 편에서는 남주인공 우기명이 30세 노안숙 여성 캐릭터에게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는 대사를 썼다. 2019년 '복학왕' 269회에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지적당한 바 있다.

웹툰으로도 모자라 기안84는 2018년 '미투' 조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안84와 사진을 찍었는데 미투 때문에 멀찍이 서서 찍어야 한다고 하더라"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확산됐었다.

뿐만 아니라 기안84는 팬티 바람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며 비난을 사 공개 사과를 한 적도 있다. 방송 태도는 또 어떨까. '패션쇼 민폐' '수상 소감'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켜왔다.

스스로도 "매년 초마다 '애플84'가 나오네"라고 말할 정도. 그렇다. 기안84는 논란을 거듭하고 그럴 때마다 '애플84'로 무마해왔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을 등에 업고 말이다.

이처럼 기안84의 논란사만 봐도 시청자들의 '퇴출' 항의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애플84'로 웃어넘길 일이 따로 있지,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무지함을 순수함으로 포장하는 그를 봐줘야 하나.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결단이 필요한 때임이 분명하다.

'창작'과 '여혐'조차 구분 못하는 기안84인데, '무지개 회원'으로서 보여줄 싱글 라이프에 그 누가 기대를 안고 금요일 밤에 웃고 떠들며 볼 수 있을까. 무지함을 인증하는 꼴이 될 것이다.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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