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의 각오 “이기는 습관 되찾아야 한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SK 와이번스 간판타자 최정이 모처럼 팀 타선의 폭발력을 이끌었다. 5년 연속 20홈런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최정은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3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SK는 최항(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의 결승타와 박종훈의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더해 11-2로 완승, KT전 9연패에서 벗어났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최정은 2번째 타석에서 강렬한 한 방을 만들었다. SK가 2-1로 전세를 뒤집은 3회말 1사 1, 3루. 최정은 볼카운트 0-2에서 낮은 코스로 향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4구(투심, 구속 144km)를 공략, 비거리 125m 좌월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19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이로써 KBO리그 역대 10호 5년 연속 20홈런까지 1홈런 남겨두게 됐다.

최정은 경기종료 후 “형제가 나란히 잘해서 기분 좋다. 사실 팀이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든 잘 치면 기분 좋다. 팀이 안 되다 보니 잘 될 때, 안 될 때 더그아웃 선수단 분위기 차이가 큰 게 마음 아프다. 일단 친동생이니까 (최)항이도 잘하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최정의 스리런홈런이 나오기에 앞서 2-1로 전세를 뒤집은 2타점 적시타는 동생 최항의 손에서 나왔다. “항이가 올해 성적이 안 좋다 보니 자신 있게 했으면, 좋은 결과 나왔으면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쳐줘서 나도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못 쳐도 일단 역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욕심 안 내고 1점만 뽑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라는 게 최정의 설명이었다.

최정은 쿠에바스를 상대로 홈런을 때리기 직전 홈런성 타구를 만들었으나 이는 파울로 연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집중력을 발휘, SK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던 스리런홈런을 만들었다.

최정은 “외야 플라이라도 치려고 했다. 최근 스윙이 안 좋아졌다. 덮어치는 스윙이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1, 3루니까 플라이만 치면 되겠다’ 싶어서 스윙 궤도를 올렸다. 파울될 때도 느낌이 좋았다. 볼카운트가 몰려 긴장됐지만, 운 좋게 (배트)중심에 맞았다. 내가 생각한 스윙이 파울이 돼 아쉽긴 했지만, 앞쪽에서 더 올려치자는 마음이었는데 실투가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KT전 9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9위 SK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던 탓에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이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자존심이 상할 법한 행보다.

SK는 시즌 종료까지 64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중위권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향후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칠 가능성은 사실상 매우 희박하다. 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최정 역시 “항상 고민하는 게 그 부분이다. 처지면 안 되는데…. 야구는 개인성적도 있지만, 팀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그것을 올 시즌에 유독 많이 느꼈다. 뭔가 안 되다 보니 연쇄적으로 다 안 되더라. 계속 노력하고, 버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이어 “선수들이 최대한 열심히 임해 개인성적이라도 놓치지 말자는 마음이다. 내년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기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이기는 습관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선수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정.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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