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더라도 직구로 갑시다" 삼성은 오승환의 반등을 믿는다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형, 맞더라도 직구로 갑시다."

삼성 주전포수 강민호는 최근 오승환을 향해 이와 같은 제안을 했다. 흔들리는 특급 마무리투수의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장기인 ‘돌직구’의 힘을 상기시킨 것이다.

불펜의 힘으로 7월 한때 4위까지 올라갔던 삼성은 다시 불펜이 흔들리며 5일 현재 8위로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전체 4위(5.28)로 여전히 중상위권이지만, 7월과 8월로 한정하면 9위(6.82)로 수치가 떨어진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돌아온 오승환이다. 6월 9일 KBO리그로 복귀해 6월 한 달을 평균자책점 2.25로 기분 좋게 마쳤지만, 7월부터 구속 및 구위가 떨어지며 월간 평균자책점 6.52의 난조를 보였다. 블론세이브도 2개를 기록. 또한 8월 첫 경기였던 2일 대구 키움전에서도 2이닝 2실점 패전투수가 되며 벤치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마무리가 흔들리자 안정적이었던 불펜도 전반적으로 휘청거렸다.

그렇기에 허삼영 삼성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주저없이 오승환을 꼽았다. 전날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허 감독은 “오승환이 중심을 잡아줘야 팀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며 “그래도 시즌 중반보다 최근 2경기서 구위가 많이 올라온 건 명백한 사실이다. 앞으로 구심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신뢰를 보였다.

실제로 오승환은 전날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약 2주 만에 시즌 7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선두 박세혁의 1루수 땅볼에 이어 김재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대타 김인태를 2루수 땅볼, 박건우를 3구 삼진으로 잡고 강민호와 함께 모처럼 세이브 세리머니를 했다. 최고 구속 150km의 직구에 슬라이더를 곁들였고, 박건우 타석 때는 좀처럼 던지지 않는 커브까지 한 차례 선보였다. 허 감독의 말대로 공에 힘이 있어 보였다.

포수 강민호도 오승환의 살아난 구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요즘은 종속에서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 박건우에게 던진 초구도 실투였는데 힘이 생기면서 타구가 뒤로 갔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과 함께 강민호도 후반기 오승환의 돌직구가 살아날 것으로 믿는다. 강민호는 “요즘 주변에서 직구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사실 나이 서른아홉에 이런 직구를 던지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맞더라도 직구를 힘 있게 던지자고 말한다. 물론 구종이 많지만 오승환은 오승환 본래의 색깔대로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승환 또한 강민호의 응원에 자신감이 붙는 모양이다. 강민호에 따르면 오승환은 요즘 아침 일찍 훈련장에 나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구위를 회복시키려 노력 중이다. 강민호는 “(오)승환이 형에게 운동을 더 많이 하자고 말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웨이트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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