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지는 9위' 반환점 돈 SK, 고춧가루 뿌릴 수 있나[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을 위해서라도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많이 했던 코멘트다. 올 시즌 성적을 떠나서 내년을 위해서라도 의미 있는 경기, 최대한 승수를 쌓겠다는 각오다. 패배의식, 느슨한 분위기를 지양하겠다는 의지다.

현실은 차갑다. 한번 헝클어진 팀의 정상화가 쉽지 않다. 지난달 19일 인천 키움전부터 26일 대전 한화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모처럼 상승세를 탔다. 특히 17일과 19일 인천 키움전, 21일 인천 롯데전의 경우 8~9회 역전승을 장식하며 뒷심이 살아났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전 무승부 이후 1일 수원 KT전까지 5연패로 주저앉았다. 마운드가 5연패 기간 무려 66실점하며 폭격을 당했다. 타선도 30일 인천 LG전과 31일 수원 KT전 1득점, 1일 수원 KT전 무득점에 그쳤다. 5연패 기간의 내용이 너무 무기력했다. 2일까지 8연전을 치르면서 우천취소로 쉬어가는 여유도 없다.

일단 김주한, 백승건 등이 메우는 5선발이 불안하다. 실질적 에이스 문승원과 박종훈, 이건욱이 그럭저럭 버텨준다. 그러나 리카르도 핀토는 감정 컨트롤과 커맨드에 뚜렷한 약점을 드러낸다. 불펜은 시즌 초반 구상이 완전히 엇나갔다. 불펜으로 돌린 김태훈은 1군에 없다. 하재훈의 복귀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시즌 초반 기대이상으로 활약한 김정빈도 최근 주춤하다.

타선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최지훈, 최준우 등 분발하는 뉴 페이스들은 아직 중심을 잡을만한 위치는 아니다. 베테랑들은 힘을 내지만, 한계도 보인다. 좋은 흐름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달 중순 타일러 화이트의 합류가 유일한 희망요소다. 이런 상황서 2군 선수단의 사건까지 터졌다.

염경엽 감독은 6월 중순 김태훈의 불펜행을 결정하면서 6월 마운드 정비 및 7월 타선 반등을 기대했다. 그러면 8~9월에는 마지막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그러나 건강문제로 갑자기 박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박 감독대행도 나름대로 팀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후 최근 4연승과 5연패를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결국 순위는 9위로 고착화됐다. 5강 경쟁 팀들에 10경기 이상 뒤처졌다. 5위 KIA와 무려 16경기 차. 최하위 한화에 5경기 앞설 뿐이다. 74경기(24승49패1무)를 치르며 반환점을 돌았다. 현실적으로 5강 경쟁을 하기 어려운 위치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시즌 막판에는 점점 더 목표설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박 감독대행 말대로 내년을 위해서라도 무기력한 모습은 곤란하다. 순위경쟁 팀들에 고춧가루를 뿌리며 마지막 반등 가능성을 엿봐야 한다. 박 감독대행은 색깔을 낸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작전지시와 공격적인 불펜 운용으로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으려고 한다. 일단 경기중반까지 선발투수가 버텨주고 타자들이 상대 선발투수에게 끌려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SK의 단일시즌 최저승률은 창단 첫 시즌이던 2000년의 0.338. 그런데 올 시즌은 0.329다. 상황이 심각하다.

[SK 와이번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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