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스포트라이트' 故조민기 사건 피해자 "2차 가해 여전…세상 무너졌다"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故조민기 미투 사건의 피해자들이 2차 가해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다.

3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이규연의 스토프라이트'에는 故 조민기 미투 사건의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그려졌다.

이날 피해자들은 "그날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그 사람의 자살 소식을 들었던 그 컴퓨터 화면, 책상. 사람들의 웅성거림까지도 다 너무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제가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자살 이후의 저의 일상이다"라고 고백했다.

당시 처음에 조민기는 "저는 격려였다. 어떻게 (학생들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며 부정했다. 피해자는 이를 들었던 당시를 떠올리며 "조민기 교수의 입장을 보고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는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정말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손을 잡고, 다리를 만지고, 등을 쓰다듬고, '너는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나봐야 한다', '나를 이용해서 그런 것들을 연습해봐라' 이런 것들이 4년 내내 있었다"라고 전했다. "조민기는 수업 중에 디렉팅이랍시고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 그걸 피하면 주먹으로 때렸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이후 조민기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피해자들은 2차 가해에 시달렸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살하고 나서 내가 제일 먼저 본 댓글은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라는 글이었다"며 "그가 죽길 바라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왜 그가 사라져서 우리가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난 지금 내 인생에서 이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고 믿어지지 않고 허무하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이 생각만 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지금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라는 댓글을 보면 '아 진짜 나 때문에 죽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악플과 모욕, 협박까지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는 점점 심각해졌다. 피해자는 "'밤길 조심해라', '너희를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성 익명의 메시지 등 이런 걸 2차 고소를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 자료를 수집하려면 댓글을 읽을 수밖에 없고, 하루에도 몇백 개, 몇천 개씩 댓글을 보면서 자료를 모았다. 그런데 결국 2차 가해자들을 고소하지 않았다. 왜냐면 '누가 또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우리가 죽인 게 아니라는 걸 잘 알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제가 아는 직장 상사가 저한테 (가해자가) 죽으니까 어때요?'라고 물은 적 있다. 그래서 '허무하죠'라고 말한 뒤 도망쳤다. 저는 그때 그 문장을 화면으로만 보지 않았냐.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나에게 그 익명의 사람들이 하는 것 똑같이 말했을 때 진짜 세상이 무너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일상이 다 무너졌던 것 같다. 제가 살아있기 때문에 괴로웠다. 그 당시에는 '내가 죽어야 사람들이 우리 말을 믿을까?', '우리가 그가 한 행동을 믿게 하려면 내가 죽는 방법밖에 없을까? 나도 죽어야겠구나'밖에 생각나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제작진은 청주대를 찾아갔다. 관계자는 "지금 직원이 아무도 없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 관련 자료들을 메일로 보내드리면 되지 않냐"고 했다.

다음 날 청주대 측에서 보낸 답변에는 3달간 피해 조사를 했고, 책임이 있는 교직원을을 확인해 징계를 내렸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조사 과정과 징계 내용 등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 청주대학교 진상조사위원장은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일단 (관련) 교수님을 다 징계를 받으셨다. 자세한 거는 제가 독단적으로 말씀드리기 그렇다"고 전했다.

[사진 = JTBC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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