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방송인 김원희가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14일 밤 종합편성채널 MBN '모두의 강연, 가치 들어요'가 첫 방송됐다. '가치 들어요'는 마음의 힐링과 지식을 함께 채울 수 있는 쌍방향 콜라보 강연쇼다.

이날 방송에는 4남매를 키우는 싱글대디의 사연이 그려졌다. 사연자는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아이들을 혼자 키우고 있다며 "너무 사랑하는 아이들이지만, 싱글파파로 키우기 벅찰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딸은 몸이 좀 아프다. 2살 지능의 발달장애를 가진 딸이 좀 더 성숙해지면 아빠인 제가 혼자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일도 육아도 모두 혼자서 완벽하게 해야 하는 제가 아빠로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모두 잘 키울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를 들은 소통 전문가 김창옥은 "저희 어머니께서 '너희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하셨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저런 말을 자식에게 하시나'라고 생각했다. 저희 아버지가 청각 장애가 있으셨다. 이제는 관절까지 안 좋으시니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셨다. 그러다 보니 삼시 세끼를 집에서 밥을 드셨고, 새 밥을 지어달라고 하셨다. 시간도 맞춰서 식사를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어떤 딸이, 어떤 며느리가 그렇게 하겠냐. 그러니 아버지를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말씀은 아버지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하루보다 더 살아서 마무리한 뒤, 자신이 다음날 죽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되게 슬픈 말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희망적인 것 중 하나는 집안에 장애가 있는 문제 등 그런 내용은 보통 우리 사회에서 숨긴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문제는 더 밑으로 들어가고 있는 거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내가 내 힘이 빠져 갑자기 폭발을 하거나 자신을 놓아버리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사연자님은 밖으로 나왔다. 햇빛도 쬐고 바람도 쐬야 한다"고 했다.

이를 들은 김원희는 "사실 저도 동생이 오래 아팠다. 제 동생이 어렸을 때 교통사고가 나서 뇌를 다쳤다. 30년 넘게 아픈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형제, 자매 입장에서 봤을 때 과거에는 (동생을) 감추고 싶었다. 저희 집이 딸 넷에 아들 하나다.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잔치를 열었다. 특히 남동생은 저와 절친했다. 뇌를 다치니 합병증이 오더라"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원희는 "어렸을 땐 부모님이 여력이 있으니까 자식 다섯 명을 부모님이 다 키우셨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기력이 없어지셨다. 저희가 가족이 많다. 우리 형제들이 동생을 위해 각자 역할을 맡았고, 제 역할은 목욕 봉사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생이 남자지 않냐. 누나가 동생 몸을 씻겨준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동생이 아주 힘들었을 때는 기저귀를 차고 다 닦아줘야 했다. 솔직히 하체를 닦을 때는 우리 가족들은 부끄럽다고 했다. 저는 제가 어렸을 때 동생을 업고 다닌 이유가 있나 보더라. '내가 이렇게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어릴 때는 숨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도 기도 부탁도 하고 내 동생이라고 말한다"며 사연자에게 "조금만 아이들을 키워놓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아빠가 하시는 걸 보고 우리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도울 것이다. 늘 염두에 두시고, 지금은 아빠가 힘을 내셔야 한다"면서 응원을 건넸다.

[사진 = MBN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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