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요키시·구창모 1점대 ERA 전쟁[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144경기 체제 이후는 물론,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1.82) 이후 한번도 나오지 않은 1점대 평균자책점(규정이닝 충족) 투수가 나올까. 두 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 1.41)와 구창모(NC 다이노스, 1.48)다.

거의 매 시즌 초반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하는 투수가 등장한다. 작년에는 조쉬 린드블럼(당시 두산 베어스)이 시즌 중반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다 2.50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만큼 장기레이스에서 표본이 쌓일수록 평균자책점 관리가 어렵다. 더구나 올 시즌은 작년에 비해 타고투저다.

그래서 요키시와 구창모가 예사롭지 않다. 키움이 61경기, NC가 58경기를 치른 상황서 두 에이스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다. 고비가 찾아올 게 분명하다. 투수도 타자처럼 페이스의 등락이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경쟁력을 보면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할만한 자격은 분명히 있다.

흥미로운 건 두 투수가 비슷하면서 다르다는 점이다. 좌완으로서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보유했다. 구속만으로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다만, 타자를 요리하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요키시는 추가했다. 반면 구창모는 버렸다.

일단 요키시는 갑작스러운 2주 자가격리 기간에 컨디션 관리를 잘 했다는 평가다. 스프링캠프부터 착실하게 준비했다. 결국 주무기 투심의 평균구속을 높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요키시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3.4km서 올해 144.6km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여기에 올 시즌 본격적으로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간혹 하이패스트볼도 활용한다. 체인지업과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도 섞는다. 구종별 커맨드가 좋다. 특유의 좋은 디셉션도 여전하다. 작년보다 풍성해지면서 에이스로 거듭났다.

반면 구창모는 체인지업을 버린 뒤 확 달라졌다. 작년부터 비중을 줄이면서 효과를 봤다. 올 시즌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커브도 보유했다. 포심과 변화구에 폼 차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도 특징이다.

구창모는 노 게임 처리된 12일 잠실 LG전서 2이닝을 던졌다. 만약 이 경기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다면 14~16일 키움과의 고척 3연전에 등판할 수도 있었다. 요키시는 일찌감치 15일 등판이 확정된 상황. 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의 맞대결 가능성도 살짝 있었지만, 빗나갔다. NC로선 12일 구창모를 의미 없이 소비, 손해를 봤다.

둘 다 겉으로는 평균자책점 타이틀 욕심을 내지 않는다.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닌 건 맞다. 다만, 요키시는 9일 고척 삼성전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구창모의 기록을 체크한다"라고 했다.

키움이 요키시, NC가 구창모를 내고도 지면 데미지는 두 배다. 그만큼 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런 점에서 키움은 14일 경기를 잡고 3연패를 끊었지만, 15일 경기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요키시(위), 구창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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