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뒤늦은 수습, 강승호 사건 학습효과는 어디에[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뒤늦은 수습이었다. SK에 강승호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는 없었다.

SK 와이번스가 지난 5월 2군에서 일어났던 음주 및 폭행사건에 대해 뒤늦게 실토했다. 최근 SNS를 통해 의혹이 제기됐고, 14일 한 매체의 보도가 나오자 사과했다. 1년 3개월 전 강승호 사건과 마찬가지로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다.

일단 SK의 14일 입장발표를 토대로 한 사건 경위는 이렇다. 구단은 6월7일에 사건을 파악하고 내사를 진행했다. 일부 신인급 선수들이 2군 숙소 지각 복귀 및 무단 외출, 그 중 2명의 선수가 각각 음주운전(당사자 억울함 호소)과 무면허 운전을 했다. 또한, 2명의 선배가 신인급 선수들을 얼차려 하면서 가볍게 가슴을 톡톡 치고 허벅지를 찼다.

SK는 이들에게 자체 징계를 내렸다. 제재금을 부과했고, 6월16일부터 4일까지 탬플스테이에 보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일단 이 사건에 관계된 모든 선수는 프로의 본분을 잊었다. 비판 받아 마땅하다. SK로선 당연히 필요한 절차였다.

진짜 문제는 구단이 KBO에 최근에 해당 사건을 알렸다는 점이다. SK는 "조사 결과 모든 사항을 자체 징계 사항으로 판단했다"라고 했다. 명백한 오판이다. 기본적으로 KBO리그 구성원들의 품위손상행위는 반드시 KBO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더구나 음주운전 혐의 및 무면허 운전은 적발되지 않았을 뿐 범법행위다. 이런 엄청난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해당 선수들을 템플스테이에 보낸 게 6월16일이었다. 늦어도 그 시기가 KBO에 이실직고할 타이밍이었다. KBO가 상황에 따라 SK 구단에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안타까운 건 2019년 4월 말에 일어났던 강승호 음주운전 사건에서 얻은 교훈이 없다는 점이다. 강승호는 2019년 4월22일 새벽 2시30분경에 사고를 냈다. 그러나 SK가 해당 사실을 밝힌 건 이틀이 지난 24일이었다.

당시 강승호는 구단에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고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군 경기에 나서는 만행을 저질렀다. 구단으로선 선수의 보고가 없었으니 알 길이 없었다고 해도 선수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모양새였다. 1년 3개월만에 비슷한 일이 되풀이됐다.

사회 곳곳에 일탈 및 범법 행위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KBO리그 1~2군을 떼어내면 20개 구단이 넘는다. 구단 관계자가 개개인의 사생활을 매일 일일이 체크할 수 없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이런 사건들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죄를 짓거나 떳떳하지 못한 언행을 했다면 대가도 따른다는 점이다. 보는 눈이 많은 세상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성인이라면, 프로라면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 해당 SK 선수들도, 구단도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자체 징계로 덮을 일은 아니다. KBO가 사건을 엄중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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