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승 작가, “하이퍼-추상미술의 숭고한 아름다움 표현하고 싶어”(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성희승 작가는 하이퍼-추상(hyper-chusang) 미술의 개척자이자 ‘미술계 별작가’로 유명하다. 지난 6월 6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케이옥션 프리미엄 경매에 ‘동쪽에서 온 빛(2020 캔버스에 아크릴. 37.9*37.9cm)’으로 호평을 받아 평단과 미술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극추상 또는 하이퍼-어브스트랙트(Hyper-abstract)라고 하지 않고 ‘하이퍼추상(hyper-chusang)’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외국인 친구들에게 ‘하이퍼-추상’이라고 알려주면(This is a hyper-chusang) 추상이 무엇인지 물어봐요(what is a chusang?). 이때 한자와 한글도 알리고 동양적 시각으로 추상의 개념을 알려주죠.”

일반인에게 추상미술은 어렵다. 성 작가는 이러한 인식을 뛰어넘어 추상적인 그림에서 더 큰 감동과 경이로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 현 시대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숭고미 체험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현실을 초월하는 ‘하이퍼-추상’의 세계로 들어섰다.

그는 미술감각을 타고났다. 세 살 무렵 해바라기꽃을 그리면서 해바라기 씨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표현했다.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묘사하고 상상하는 것을 즐긴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서양화)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미디어아트 석사를 취득(2005년)하고, 영국의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에서 박사를 수료(2014년)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제가 별을 사랑해요. 김양재 목사님의 ‘상처가 별이 되어’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고 어둠을 밝히는 새벽별을 떠올리며 별작업을 시작했죠. ‘소망의 별’이라는 프로젝트로 장애아 친구들과 공동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지난 20년 이상의 작품활동에서 가장 기쁘고 보람있는 작업이었어요.”

그는 지난 5월 CICA미술관(Czong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에서 개인전 '동쪽에서 온 빛(Light From the East)'을 열었다. 당시 "빛을 소재로 한 나의 작품은 궁극적으로 자연의 질서와 법칙, 그리고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회화는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일까.

“여러 아름다움의 표현이 있는데 그 중 사람에 대해서, 혹은 신에 대해서, 또는 우주에 대해 아름다움을 찾는 숭고미에 무척 마음이 이끌려요. 거대한 우주에서 한 점도 안 되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의로운 우주 역시 아무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밖에도 우주가 있고 내 주위에도 우주가 있고 내 안에도 우주가 있는 거죠. 결국 우주 본질의 중심은 인간, 나 자신이에요.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제 작품의 ‘빛과 별’로 인해 희망과 사랑과 선함을 느끼게 하는 작업을 추구하고 싶어요.”

그는 현재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자연에서 미술적 영감을 받는다. 칠흑같이 어둡고 조용한 가운데 반짝이는 별빛이나, 서리내린 풀잎 끝에 맺힌 물방울이나 사소한 주변 자연 모습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등산, 요가, 필라테스, 피트니스, 골프 등 운동을 즐기는 그는 클래식과 재즈도 좋아하는 음악애호가다.

“현재 별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좋은 작품으로 하이퍼-추상미술의 선두자로 한 획을 남기고 싶습니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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