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그’ 연락받고 울컥했어요”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슈즈 브랜드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는 지난 4월, 영국 ‘보그’에서 메일을 받았다. “인터넷과 SNS에서 ‘섀도우무브’ 브랜드를 알게 됐다”며 ‘보그’에 소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보그’ 에디터는 사전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프로필에 섀도우무브를 알리고 싶다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처음에 의심을 했어요(웃음). 링크를 꼼꼼하게 살피고, 이메일 주소도 확인하고, 지인에게 물어보기도 했죠. 진짜 맞더라고요. 이번 시즌의 주력 상품 ‘드림 물결 밴딩 뮬’을 보냈는데, 에디터가 슈즈 이름도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죠.”

‘섀도우무브’는 국내에선 연예인이 사랑하는 슈즈 브랜드로 유명하다.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은 지난해 ‘엘르’ 화보 촬영 당시 ‘섀도우무브’를 신었다. 명세빈은 직접 구매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고, 정애연 역시 신발을 사서 지인에게 선물로 주기도 한다. 가수 선미도 즐겨 신는다.

이여진 디자이너의 삶의 모토는 ‘쓰면 이루어진다’이다. 이 문장으로 강연도 했다. 쓰고 말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면 그 꿈은 어느 순간 자신의 곁으로 성큼 다가온다. 늘 그러한 삶을 살았다.

“‘보그’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울컥했어요. 지난해 2월 17일 SNS 계정 피드에 ‘언젠가는 파리 ‘보그’도 꿈을 꿔보며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썼어요. 파리가 아니라 영국이긴 하지만, 저는 결국 꿈을 이루었어요.”

‘보그’에 소개된 제품은 ‘드림 물결 밴딩 뮬’이다. 이번 시즌의 콘셉트 ‘꿈을 품은 달’을 가장 잘 담은 디자인이다. 실용성에 기반을 둔 편안하고 유려한 곡선에 꿈을 표현 하는 듯 영롱한 컬러의 조화가 ‘보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보그’에 소개됐다고 해서 들뜨지 않았다. 파리와 중국에 다녀오면서 글로버 슈즈 업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아직은 총알을 준비할 때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저는 천재가 아니고, 그저 보통사람입니다. 디자이너의 이름은 ‘또 다른 나’이기 때문에 길게 보면서 주어진 현재를 즐기려고 해요. 그러다보면 나에게 ‘때’가 올 것이고, 그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를 비롯한 모든 산업분야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는 일.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경리단길에 쇼룸을 오픈했고, 세컨 브랜드 ‘Closer by Love'도 준비 중이다.

“힘들다고 가만히 아끼기만 하면서 숨 죽이고 있다면 1년 후에 섀도우무브는 사라질 수도 있잖아요. 쇼룸 오픈, 백화점 입점, 팝업 스토어, 콜로바 백 디자인, 세컨 브랜드 설립, 서포터즈 모집 등을 통해 저는 새로움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어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국내 최대 K패션 전문몰 ‘한컬렉션’에도 입점합니다. 지금 현재에 만족하고 있어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브랜드만이 내년에 더욱 빛을 볼 것이라고 확신해요.”

[사진 = 섀도우무브]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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