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BS "증거 더 갖고 있지만 보도 NO"→이순재 "도의적 책임 느낀다" 입장 전달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이순재가 '머슴처럼 일하다 해고 당했다'는 전 매니저의 주장을 보도한 SBS 8 뉴스에 대해 '지나친 과장'이라며 반박했다가 결국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앞서 29일 SBS 8 뉴스는 이순재의 부인이 남편의 전 매니저인 김 모 씨에게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가족의 허드렛일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이순재의 아내로부터 막말도 들었으며, 두 달 동안 주말을 포함해 쉰 날이 단 5일에 불과했고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했지만 휴일·추가근무 수당은 없었으며 기본급 월 180만 원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4대 보험 등을 요구했다가 두 달 만에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도 했다.

당초 SBS 8 뉴스는 원로배우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순재와 소속사 측이 언론 인터뷰에 나서면서 대중에 밝혀졌다.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보도 됐다"며 "당사는 이 보도가 그동안 쌓아 올린 (이순재)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순재 역시 이번 논란과 관련해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으나, 건강상 등의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다.

그 과정에서 이순재에게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전 매니저의 글이 공개되면서 '매니저 갑질'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불이 붙었다. 지난 4월까지 1년 6개월 간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다고 밝힌 백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많이 쉬지 못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다"고 증언한 것.

당초 후속 보도는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던 SBS 8 뉴스는 "오후 늦게 이순재 씨와 통화가 됐다"며 후속 보도를 예고했고, 30일 방송을 통해 "매니저 김씨에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행으로 여기온 매니저의 부당한 업무들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이순재의 입장을 전했다.

SBS 8 뉴스는 이날 보도에서 "연기 학원과 기획사 대표가 같은 사람이고, 건물도 같이 쓰고 있다"며 "(매니저) 채용 공고를 낸 회사는 연기학원, 면접도 연기학원 직원이 봤는데 채용된 뒤 김 씨는 기획사 소속이 됐다. 사실상 연기학원과 기획사를 한 몸으로 볼 수 있고, 이순재 씨도 연기학원 원장 자격으로 매니저를 지원 받은 만큼, 직원 수 5인 이상 부당해고 규제 대상이란 게 노무사들의 해석"이라고 짚었다.

SBS 8 뉴스는 또 "이순재 측이 김 씨가 한 허드렛일이 두 달간 세 건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SBS는 가족 심부름이 일상이었던 증거를 더 갖고 있었지만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데 사례 나열은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이순재는 보도가 '지나친 과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면서, 전 매니저와의 갈등이 원만하게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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