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06→3.93, KIA 마무리 문경찬에 찾아온 첫 시련 [MD이슈]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스트라이크밖에 모르는 사나이' 문경찬(28, KIA)에게 첫 시련이 찾아왔다.

문경찬은 26일 고척 키움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9회말 8-3의 넉넉한 리드 속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김규민의 안타에 이어 허정협(2점홈런)- 김혜성(솔로홈런)에게 연달아 홈런을 헌납했다. 시속 121km의 슬라이더와 140km 직구가 밋밋하게 들어간 결과였다. 이후 주효상을 삼진, 박준태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으나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지난 시즌 24세이브를 올리며 KIA 마무리를 꿰찬 문경찬은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 순항 중이었다. 20일 삼성전까지 17경기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06(17이닝 2자책)의 안정감을 뽐냈다. 블론세이브는 제로. 약체로 평가된 KIA의 선전에는 문경찬의 지분이 제법 있었다.

문경찬의 상승세는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제동이 걸렸다. 3-1로 앞선 9회말 어김없이 등판,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전날 홈런 두 방까지 맞으며 1.06이었던 평균자책점이 3.93까지 치솟았다. 윌리엄스 감독도 경기 후 “롯데전 등판 후 긴장감이 덜한 상황에서 부담 없이 투구를 해보라는 의도였는데 결과가 안타깝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문경찬은 구속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지금까지 적절한 완급조절과 어떤 위기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배짱을 앞세워 뒷문을 지켜왔다. 올해 역시 ‘배짱투’로 단숨에 10세이브 고지에 올랐던 터. 그러나 최근 들어 급격히 구속이 저하되며 2경기 연속 부진을 겪었다. 롯데전과 키움전 모두 타자들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 타이밍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긍정적으로 보면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투구 속 2경기서 잠시 삐끗했을 뿐이다. 아직도 블론세이브는 1개뿐이다. 그러나 자칫 2경기를 통해 구속을 보완하던 특유의 자신감과 배짱이 꺾일까 우려된다. KIA 마무리 문경찬에게 첫 시련이 찾아왔다.

[문경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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