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염경엽 감독, 올해 유독 힘들어했다" [MD현장]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염경엽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져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김태형 감독도 조심스럽게 상황을 돌아봤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잠실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00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를 갖는다.

지난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야구계 관계자들과 팬들의 가슴이 철렁해지는 상황이 일어났다. 두산과 SK 와이번스의 더블헤더 1차전 도중 염경엽 SK 감독이 쓰러져 구급차에 이송된 것.

SK 관계자는 염경엽 감독의 몸 상태에 대해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 측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입원 후 추가검사를 요청했다. 원활하게 대화할 상황은 아니다. 저림 증세도 있다”라고 전했다. SK는 당분간 박경완 수석코치가 경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당시 SK와 맞대결한 두산의 사령탑이 김태형 감독이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심각성을 인지, SK 더그아웃으로 향해 근심 어린 얼굴로 상황을 지켜봤다. “어수선해서 사고가 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 좋은 일이 있나 싶어서 가봤는데, 처음에는 염 감독과 관련된 상황인 줄 몰랐다.” 김태형 감독의 말이다.

김태형 감독은 또한 “염 감독과는 항상 각별하게, 친하게 지내왔다. 식사를 함께 할 때도 있었는데 올해 유독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감독이란 자리가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이긴 하지만, 식사를 많이 못하는 편이다. 많이 힘들어했고, 그 상황을 보는 게 안타까웠다”라고 전했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스포츠다. 대한민국에서 단 10명만 맡을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감독에게는 부와 명예뿐만 아니라 막중한 책임감도 따르기 마련이다. 비단 야구에 국한된 사안은 아니다. 모든 스포츠의 사령탑에게 스트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다.

김태형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나는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겠다”라는 전제와 함께 신중하게 견해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가만히 있다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 생각을 없애기 위해 식사나 술을 하는 편이다. 생각할 시간을 안 주기 위해 다른 것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어 “모든 것은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 1경기만 져도 모든 비난을 받는데, 감독 편은 가족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 (감독)6년차이고, 대선배님들도 계시지만 힘들 때 진정으로 위로해주는 사람은 가족뿐이다. 그만큼 대우를 받는 자리다 보니 스트레스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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