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 점검' 삼성 오승환, KT전 첫 등판서 400SV? [MD이슈]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향후 오승환의 활용도에 대한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구상이 대략적으로 정리됐다. 이에 따라 멈췄던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에 대한 전망도 가능해졌다.

‘끝판왕’ 오승환이 마침내 돌아왔다. 오승환은 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구원 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삼성은 접전 끝에 3-5로 패했지만, 오승환은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이제 관건은 지난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방출되며 중단됐던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이 언제 다시 펼쳐지느냐다. 오승환은 곧 KBO리그의 역사다. 오승환은 통산 277세이브를 기록, 이 부문서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2위 손승락(전 롯데·271세이브)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 당분간 적수가 없다. 오승환이 추가하는 세이브마다 KBO리그의 신기록이 되는 것이다.

일단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을 키움과의 홈 3연전 내에 마무리투수로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이 첫 등판부터 좋은 구위를 보여줬을 경우라는 가정에 대해 “조만간 마무리투수로 투입할 시기가 올 것 같지만, 이번 3연 전 내에 (마무리투수로)쓸 생각은 없다. 어느 정도 과정은 거쳐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KBO리그 복귀 후 오승환의 첫 세이브는 키움전 이후 상대팀 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불펜운영이나 경기진행 상황에 따라 키움을 상대로 세이브를 따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빠르면 12일부터 열리는 KT와의 홈 3연전 내에서 오승환의 시즌 첫 세이브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단순한 1세이브가 아니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위해 남은 마지막 한 걸음이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2세이브를 따냈다. KBO리그 기록까지 포함하면 총 399세이브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400세이브는 메이저리그서 단 6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이와세 히토키만 넘어섰다.

국내선수 가운데에는 임창용(전 KIA)이 400세이브를 눈앞에서 놓쳤다. 임창용은 KBO리그 258세이브, 일본프로야구 128세이브 등 통산 386세이브를 따낸 후 은퇴했다. 임창용은 놓쳤지만,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준 오승환에게 400세이브는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오승환은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재미없는 답변이겠지만(웃음), 팀 승리가 먼저다. 물론 개인기록과 팀 기록이 다 좋은 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한편으로는 400세이브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아 빨리 세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스포츠에 있어 역사나 스토리텔링은 빼놓을 수 없는 소스이기도 하다. 극적인 순간 대기록이 달성된다면, 두말할 나위 없다.

일단 허삼영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KT전이 가장 유력하다. KT는 오승환이 KBO리그 데뷔 후 한 번도 상대해본 적이 없는 팀이다. 오승환은 2013시즌 후 일본무대로 떠났고, KT는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어쩌면 오승환의 KT전 통산 첫 등판이 한미일 통산 400번째 세이브를 따내는 일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오승환은 세이브 상황서 등판하는 시점에 대해 “감독님이 판단하실 부분이다.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따라 감독님이 결정하실 것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갈 준비가 됐다”라고 전했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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