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백상예술대상] 김희애, '부부의 세계' 다 끌어안았던 품격 [MD픽]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희애는 역시 김희애였다.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56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3년 연속 신동엽, 배수지, 박보검이 MC를 맡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이날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은 김희애에게 돌아갔다.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하이에나’ 김혜수,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호텔 델루나’ 이지은(아이유)와의 경합 끝에 품에 안은 트로피.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김희애는 여유가 넘쳤다.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 실력과 경륜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가 무대를 꽉 채웠다. 겸손을 잃지 않았고, 다른 배우들을 챙기는 연륜도 내비쳤다.

김희애는 “‘닥터 포스터’라는 영국 드라마가 원작이라고 해서 봤는데 너무 파격적이고 과감해서 ‘과연 이게 한국에서 가능할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시청자의 눈높이를 저희가 미쳐 못 따라갔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할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놀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함께 노미네이트 된 후보들의 이름을 언급한 뒤 “꼭 상을 받지 않더라도 이렇게 건강하게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 여러분들 다 제가 팬이다. 서로 축하해줬으면 좋겠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이들의 마음까지 감싸 안았다.

또 김희애는 “우리 대본에 정답이 다 써 있었다. 지문에 너무나 성실하게 적어주셔서 정말 연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주현 작가님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신 우리 스태프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끝까지 갈 수 있는 연기는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 만들어주신 스태프 여러분 너무 감사드린다”며 ‘부부의 세계’ 팀도 잊지 않았다.

김희애는 이날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김영민과 한소희도 챙겼다.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한 김희애는 “상 받았어야 되는데 제가 상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극 중 상대역 박해준에게도 마음을 썼다. 김희애는 “‘국민 욕받이’ 이태오. 극 중에선 지질한 남편이었지만 저에게는 최고의 멋진 배우였다. 박해준 씨, 후보로 올랐길 바랐는데 제가 좀 미안하다. 이 상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 감독과 자신을 위해 헌신해준 어머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날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의 최우수상 외에도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가 연출상을 수상했다.

[사진 =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제공,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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