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김민, '승리' 알칸타라 모두 웃을 수 없는 하루[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두산의 13-5 대승. 두산 중심타선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당연히 선발투수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KT 김민은 2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1볼넷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두산 라울 알칸타라는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3볼넷 5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일찌감치 무너진 김민은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과도한 패스트볼 자신감을 지적 받았다. 이후 변화구 비중을 높이며 나름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나 이날의 경우 슬라이더가 패착이 됐다.

전반적으로 슬라이더 제구가 좋지 않았다. 62구 중 슬라이더는 무려 36구. 슬라이더가 통타 당하자 투심도 얻어맞는 등 대책이 없었다. 3회에 7타자 연속 피안타로 대거 6실점하며 무너졌다. 제구, 투구패턴 등 전반적으로 숙제를 남긴 하루였다. 배제성, 소형준 등 다른 토종 선발투수들에 비해 유독 부침이 있다.

알칸타라는 4회까지 12점을 지원 받았다. 1회 1점을 내줬으나 4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11점 리드를 등에 업었으니 부담이 없었다. 더구나 이날 포심 최고 156km까지 찍는 등 위력적인 구위가 돋보였다. 압도적인 포심을 바탕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배합했다. 친정 KT를 상대로 보란 듯 호투했다.

그러나 알칸타라는 5회에 갑자기 흔들렸다. 5회에만 무려 45개의 공을 던졌다. KT 타자들이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알칸타라의 강속구에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했다. 문상철의 좌중간 1타점 2루타, 심우준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 모두 155~156km 강속구였다.

흔들린 알칸타라는 볼넷, 폭투, 야수선택 등 5회에만 4실점했다. 투구수는 110개까지 불어난 상황. 두산 벤치는 알칸타라의 승리요건을 챙겨주기 위해서라도 쉽게 뺄 수 없었다. 결국 5이닝을 채우면서 승리요건을 갖췄지만, 두산으로선 2% 아쉬운 순간이었다.

또한, 두산은 시즌 초반 불펜 사정이 썩 좋지 않다. 알칸타라가 적은 투구수로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불펜을 주말 3연전에 대비, 좀 더 아낄 수 있었다. 이미 점수차가 컸기 때문이다. 두산은 대승을 거뒀지만, 알칸타라로선 유쾌하지 않은 하루였다.

[김민(위), 알칸타라(아래). 사진 = 수원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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