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최주환 나란히 4타점, 허경민 공백 없었다[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예년만 못하다고 해도 두산 야수진은 여전히 두껍다. 4일 수원 KT전서 또 한번 '야수진의 힘'을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는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우완 선발 이용찬이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여기에 허경민이 왼쪽 새끼손가락 미세골절로 1~2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수빈은 전날 자신의 파울타구에 오른 발등을 맞고 휴식했다.

일단 이용찬 공백은 좀 더 생각해보고 결단을 내리겠다는 게 김태형 감독 말이었다. 당분간 임시 선발투수를 2군에서 올려 테스트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선발투수는 5일에 한번 등판한다. 일단 이날 경기 준비에는 문제 없었다.

허경민과 정수빈의 공백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허경민은 이날 전까지 24경기서 90타수 28안타 타율 0.311 2홈런 14타점으로 좋았다. 정수빈은 25경기서 타율 0.255에 9타점 15득점. 허경민은 공격, 정수빈은 수비와 주루를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자원.

그러나 두산은 최주환과 오재원을 동시에 기용하기 어려운 고민을 안고 있다. 국가대표급 2루수를 두 명이나 보유한 두산의 행복한 고민. 김 감독은 최주환을 3루수로 기용하면서 허경민 공백을 메웠다. 지명타자-2루수 동시 출전이 아닌 2루수-3루수 동시 출전.

마침 두 사람 모두 대폭발했다. KT 선발투수 김민은 이날 제구력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패스트볼에 대한 과한 자신감을 죽이고,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하지만, 이 슬라이더가 좋지 않았다.

3회 빅이닝 과정에서 물꼬를 트고 승부를 갈랐다. 최주환은 슬라이더 2개에 헛스윙-파울 커트를 한 뒤 1타점 우중간 적시타로 연결했고, 오재원은 슬라이더를 골라낸 뒤 투심을 우월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최주환은 4회 류희운의 포심을 우측 2타점 2루타로 환산하기도 했다. 오재원은 6회 우전안타를 추가했다. 최주환은 8회 솔로포를 가동했다. 둘 다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둘 다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빠른 볼이 돋보였고, KT 타자들은 그만큼 빠른 볼카운트에 반응해야 했다. 이때 두 내야수가 안정적인 수비로 알칸타라를 적절히 뒷받침했다.

두 내야수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정수빈 대신 출전한 김인태도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두산의 대승. 선발투수 싸움에서 승부가 싱겁게 갈렸다. 그 힘 차이를 만든 건 두산 야수들이었다. 두 명의 부상자 공백 쯤은 거뜬히 극복하는 게 두산이다.

[오재원과 최주환. 사진 = 수원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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