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 끝내기보다 기뻤던 이흥련 홈런 소식 [MD현장]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그게 정말이에요?”

30일 잠실 롯데전에서 끝내기안타를 친 두산 허경민. 그러나 인터뷰 도중 전 동료였던 이흥련의 홈런 소식을 듣자 끝내기 소감을 말할 때보다 더 큰 목소리로 기쁨을 표현했다.

허경민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5차전에 8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팀의 5-4 연장 끝내기승리에 공헌했다.

세 번째 타석까지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3-4로 뒤진 9회말 1사 3루서 천금 같은 동점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4-4로 맞선 11회말 2사 1, 2루서 송승준을 상대로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치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KBO리그 시즌 11호, 통산 1138호이자 개인 2호 끝내기안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허경민은 경기 후 “끌려가는 경기였는데 (최)주환이 형이 멋진 동점 홈런을 쳤고, 뒤에 투수들이 잘 막아줘 이런 결과가 나왔다. 11회말 김인태, 김재호 덕분에 내가 끝낼 수 있는 찬스가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 전 특별히 노림수는 없었다. 허경민은 “선발투수 서준원부터 시작해 롯데 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2B0S에서 직구, 변화구 중에 고민을 했는데 포크볼이 높게 떨어지며 직구 궤적처럼 느껴져 스윙한 게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허경민에게 전날 2대2 트레이드 후 선수단의 분위기도 물었다. 그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론 트레이드라는 게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이지만 같이 고생했던 선수라 헤어짐이 아쉬웠다”며 “(이)흥련이 형에게 역시 두산 선수가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허경민을 향해 이날 인천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쳤다는 소식을 전했고, 허경민은 “그게 정말이냐”고 놀라며 옛 동료의 활약을 반겼다. 끝내기 소감을 말할 때보다 훨씬 기쁜 표정이었다.

그는 “너무 잘 됐다”고 밝게 웃으며 “흥련이 형이 이제 고생 끝 행복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꽃길만 가길 기원하겠다”고 이흥련의 새 야구인생을 응원했다.

[허경민.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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