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필승조 함덕주의 바람 "언젠가는 나도 선발로…"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필승조 핵심 요원 함덕주(25)가 언젠가는 선발 로테이션에 꼭 진입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마무리 이형범이 흔들리는 가운데 함덕주가 새로운 두산 뒷문지기로 거듭나고 있다. 함덕주 역시 초반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17일 광주 KIA전 세이브를 시작으로 27일 잠실 SK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감을 잡았다. 그 기간 1승 3세이브를 챙겼다.

27일 경기서 함덕주에게 2이닝을 맡긴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가 최근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뒤쪽을 맡으면서 가장 중요한 순간 나설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함덕주, 초반 부진 극복한 비결은

28일 잠실 SK전에 앞서 만난 함덕주는 “시즌 초반 불펜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 이현승, 권혁, 윤명준 등 선배들이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밑에 있는 우리들이 잘 믿고 의지하며 따라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함덕주가 꼽은 반등 비결은 편안한 마음가짐이다. 부진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초구 볼 이후 제구를 잡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함덕주는 “작년과 달리 제구가 잘 되고 있어 결과가 좋다”며 “원래 첫 타자 초구가 볼이 됐을 때 흔들리곤 했는데 이제는 볼이 돼도 다음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구에 가장 신경을 쓰며, 또 편안하게 마음을 먹는다”고 전했다.

함덕주는 편안한 마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나간 건 잊고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안 좋아진다. 웃으면서 평소처럼 던지는 게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언젠가는 나도 선발로…

함덕주가 2018시즌의 위압갑을 다시 뽐내는 것일까. 함덕주는 2년 전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를 맡아 27세이브를 올린 경험이 있다. 이후 2019시즌도 마무리로 출발했지만 부진을 거듭하며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온 이형범에게 자리를 내줬다.

올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함덕주는 “마무리보다 차라리 앞쪽으로 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마무리 욕심은 없다. 당연히 선발을 하고 싶다. 우리 선발진이 워낙 좋아 불펜에서 던지고 있지만 나중에 꼭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사실 2017시즌까지만 해도 5선발 유력 후보였다. 당시 선발로 7승을 거둬 2018시즌 선발진 진입이 예상됐지만 스프링캠프서 이용찬의 선발 전환으로 인해 고정 마무리를 맡게 됐다. 당시 이용찬은 15승, 함덕주는 27세이브를 올려 보직 전환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다.

선발로 나섰던 3년 전이 그리운 함덕주다. 그는 “당시 너무 좋았기 때문에 마무리로 와서 흔들렸을 때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무리는 심적인 부담이 커서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 한 번 무너졌을 때 회복이 쉽지 않다. 선발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최근 구창모(NC), 배제성(KT), 김민우(한화) 등 어린 토종 선발들의 호투도 자극이 된다. 함덕주는 “나도 그들처럼 잘하고 싶은데 여건 상 불펜에 있어 이슈를 모을 수 없다. 그들을 보면서 자극이 되고 나도 나중에 선발이 된다면 저렇게 던져야겠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선발 준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함덕주는 현재 김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필승조 요원이다. 선발진도 이영하, 유희관, 이용찬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함덕주도 “3명이 국가대표급으로 잘한다”고 웃으며 “지금은 불펜에서 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젠가 나도 잘하면 선발투수로 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행복한 미래를 상상했다.

[함덕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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