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이학주 "주변 반응? 일상생활 의심받기도"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학주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극의 강렬한 긴장감과 날 선 갈등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가 연기한 박인규가 악행을 일삼는 탓에 ‘최강 빌런’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학주라는 배우를 향한 호평도 뒤따랐다. 악역을 입체적 캐릭터로, 소름 돋게 완성시켰기 때문.

마스크를 쓰고 다녀 최근 자신에게 쏠린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는 이학주는 주변 반응에 대해 묻자 “‘부부의 세계 재밌는데 너 나오면 몰입이 깨진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연기 많이 늘었다’고 평가해주는 친구도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해줬죠.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던 분들의 경우 절 의심하기도 했어요. ‘일상생활을 의심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뜨거운 반응에 놀라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제일 놀랐던 건 ‘나를 왜 무서워하지?’였어요. 평범한 신에서도 그러더라고요”라고 답해 웃음을 더했다. 그의 친구들은 이학주만 등장하면 몰입감이 깨진다고 할 정도인데 시청자들은 무섭게 받아들이는 점이 놀라웠다고.

박인규는 ‘부부의 세계’에서 폭력성을 담당하는 캐릭터. 이런 점들이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캐릭터를 처음 받았을 때 이미 두려움이 있었어요”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폭력신이 나오든 안 나오든 무섭게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잖아요. 부담이 있었죠. 촬영장에서는 폭력적인 신이 있으면 무술 감독님이 지도를 해주셨어요. 그것만 딱 하면 되는 거라 폭력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안 했어요. 하지만 민현서(심은우)에게도 그렇고, 폭력이 가해지는 신들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미안하긴 했죠. 테이크를 많이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들 때문에 마음에 부담이 있었어요.”

불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불륜에 대해 막연히 나쁘다고 생각했다는 이학주는 “불륜이라는 게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순간에 한 잘못된 선택이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런 것들을 ‘부부의 세계’를 보며 생각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부부의 세계’는 28.371%라는 최고 시청률로 종영할 정도로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이학주의 부모님 또한 ‘부부의 세계’ 팬 중 한 명이었다고.

“부모님이 ‘부부의 세계’를 재미있어하셨어요. 김희애 선배님이 바다에 들어가실 때는 엄청 우시더라고요. 이런 드라마 할 거라고 (원작인) ‘닥터 포스터’도 보여드렸어요. ‘부부의 세계’도 보셨고요. ‘우리나라 게 훨씬 재미있고 김희애 너무 연기 잘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부부의 세계’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이학주. 시청자들의 뇌리에 큰 인상을 남겼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제가 큰 그림을 많이 못 그리는 사람이에요. 이거 할 때는 이거 열심히 하고, 다음 거 할 때는 다음 거 열심히 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이학주는 ‘부부의 세계’를 촬영하며 차기작인 ‘야식남녀’ 촬영도 병행했다. 지난 2월 말부터 각기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해왔다고. 이학주는 운이 좋게도 ‘야식남녀’를 촬영할 때 ‘부부의 세계’ 촬영분이 무섭지 않은 신들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부부의 세계’는 아무래도 장르가 어려우니까, 특히 제 장면을 찍는 경우 좋은 걸 놓치면 안 되니까 엄청 집중한 상태였어요. ‘야식남녀’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밝아요. 배우들이 또래기도 해서 장난도 많이 치고요. 4~5명이 나오는 신이 많은데 서로 의견을 제시하며 그런 장면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어요. 재미있고 따뜻해요.”

[사진 = SM C&C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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