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밤' 구하라 친오빠 "기억도 가물가물한 친모,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울분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구하라법이) 통과가 안 돼 참담했고 씁쓸하기도 했다."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하라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27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선 가수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가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의 재추진을 호소했던 구하라의 친오빠는 "처음에는 너무 황당했다. 동생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상주 복을 입고 동생 지인들한테 인사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 11월 구하라 장례식장에 20여 년 만에 나타난 친모는 조문하는 연예인들과 사진을 찍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고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변호사까지 선임해 고인의 재산 상속을 요구했다.

구하라의 친오빠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저나 동생이나 기억에도 가물가물하다. 동생은 9살이었고, 저는 11살이었다"며 "하라에게 해주신 것도 없으신데 그렇게까지 요구할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배우자 없이 사망한 자식의 재산은 현행법상 부모가 절반씩 상속받게 돼 있다. 이에 구하라의 친오빠는 친모의 상속권보다 자식들의 성장에 도움을 준 아버지의 기여분을 우선해달라는 소송을 낸 상황. 구하라의 친오빠는 "너무 억울해 죽고 싶단 생각이 몇 번 들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3월 유족들은 법적대리인을 통해 구하라법 입법 청원을 했다. 보름 만에 10만명 이상 동의를 얻어 자동 회부됐지만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영교 국회의원은 "부양의 의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눠지는가 좀 더 심도 깊게 여러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가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하라의 친오빠는 "(법이 제정되어도) 저희에겐 적용이 안 된다고 들었다"며 "이 법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아픔을 안 겪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발의를 했으니 많이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한편 제작진은 구하라 친모 측을 수 차례 접촉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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