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하정우·주진모 등 휴대폰 해킹·협박한 범인은 일가족…"부끄럽고 죄송하다"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주진모와 하정우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고 협박했던 범인은 일가족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지자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보석을 신청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은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와 A씨의 남편 B씨, A씨의 여동생 C씨, C의 남편 D씨 등 4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이 가족은 과거 조선족이었으나 현재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다.

첫 공판에 선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추가 기일 지정을 요청했다. 또 A씨는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 하지만 아들 때문에 보석을 신청했다. 아들만 볼 수 있게 해달라"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에 따르면 보석이 받아들여질 시 A씨가 동생 부부의 자녀도 함께 양육할 계획이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협박한 후 총 6억 1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 돈을 보낸 연예인은 총 8명 중 5명으로, 수사당국은 범행을 지시하고 공모한 주범이 중국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른바 '연예인 해킹사건'은 지난 1월 주진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세간에 공개됐다. 연예인 지인과 나눈 사적인 내용이 모두 유출돼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던 주진모는 당시 소속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저 또한 이번 일로 마음 편히 숨조차 쉴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해킹 피해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제 아내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협박하기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제 가족 모두가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만일 제가 그들의 협박에 굴한다면,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저를 괴롭힐 것이라 판단했다"고 협박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던 하정우 역시 동일범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하정우와 해킹범과의 대화는 지난 4월 디스패치를 통해 공개됐는데, 당시 하정우는 15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해킹범에 응하지 않고 농담 등으로 시간을 끄는 방식의 대화를 이어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사이 하정우는 해킹범을 경찰에 신고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까지 의뢰하며 수사에 협조했다는 전언이다.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주범인 조주빈이 주진모의 메시지를 자신이 유출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A씨와 일가족의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18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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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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