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아이콘택트' 함소원, "母처럼 살기 싫었다" 사죄하며 오열…눈물의 인생사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함소원이 오열했다. 어머니에게 미안했던 것.

27일 밤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 함소원이 눈맞춤 신청자로 출연했다. 친정어머니에게 용서받고 싶다는 것.

함소원은 “제가 어렸을 때 친정엄마한테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난 엄마처럼 그렇게 살지 않겠다’, ‘난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 이런 말을 자꾸 했었는데 그런 말 했던 게 후회가 되고 그게 살면서 계속 마음에 걸려 있었는데 속죄, 사죄의 말을 드리고 싶어서 ‘아이콘택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함소원의 어머니 이효재 씨에게 함소원은 그저 귀여운 막내딸.

함소원은 “엄마는 제가 어렸을 때 봤던 엄마는 이해가 안 갔다. 예를 들면 같이 친척 집에 가거나 어딜 가든 항상 엄마는 뒷전에서… 항상 굽신굽신 대야 하는 엄마도 싫고 그리고 항상 시장가면 물건값을 깎고. 엄마는 속옷 하나도 제대로 된 걸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축축 늘어지고 고무줄 다 늘어나고 구멍도 나 있고. 그 뜯어진 속옷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도 싫고”라며 “다 싫었다. 짜증 나고 싫고. ‘난 저렇게 살기 싫다. 저런 엄마 되기 싫어’ 계속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때”라고 털어놨다.

아버지에 대해서도 전했다. 함소원은 “아빠가 원래는 군대에 계셨다. 계속 군대에 계셨어야 되는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나와서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걸 다 날리고 나서 또 사업을 했다. 그게 계속 돈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저희가 학교 다닐 때쯤에는 집에 돈이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아빠는 몸도 안 좋아지고 정신적으로도 상처를 받으셨고 그러면서 의기소침해지셔서 집에만 계셨다. 그러다 보니까 저희 엄마가 자연스럽게 가계 경제를 책임지게 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는 하는 일은 너무 많으면서, 예를 들면 아빠하고 같이 살면서도 경제 상황을 다 책임지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야 하는데 아빠에게도 한마디도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아빠가 무슨 말을 해도 너무 순종적이고 단 한마디 좋은 소리 못 듣고 맨날 와서 험담만 들어도 큰 소리로 얘기도 못하고 왜 그래야 되는지 답답한데 저희 엄마는 그런 엄마였다. 계속 쭉. ‘왜 말을 못 할까? 왜 이혼을 안 할까? 나 같으면 모든 걸 버리고 나갈 거야’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때 당시 저희 상황은 집에 워낙 돈이 없으니까 어떻게 사냐, 살 수 있냐 없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고 밝힌 함소원은 어머니가 삼 남매의 학비, 생활비 등을 책임져야 했다며 “돈이 한 푼도 없어서 저희 엄마가 정말 돈 되는 일을 많이 하셨다”고 떠올렸다.

함소원은 울먹이며 “제가 지금도 길거리 지나가다가 요구르트 파는 아주머니를 보면 가끔 눈물이 난다. 엄마가 요구르트 팔러 다니다가 다리를 다치셨다. 다리를 접질렸는데 그걸 동여매고 다시 요구르트 장사하러 나가시고”라고 말했다.

그는 “다리를 다쳤는데도 엄마가 직접 다 걸어 다녔다. 그러니까 그런 엄마를 보면서 엄마가 하루라도 쉬어야 될 텐데… 그런데 쉬지도 못하고 일하러 나가시고. 또 보험 일도 하셨다. 진짜 말 꺼내기도 힘들지 않나. 아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야 하니까… 하다못해 엄마가 삼 남매들이 창피해할까 봐 안 보이는 곳 있지 않나. 주방이라든지 이런 곳에서 일 많이 하셨다”며 속상해했다.

함소원의 어머니는 억척같이 살아온 이유에 대해 묻자 “먹고 사는 게 바쁘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남편은 돈을 안 벌었다. 애들하고 먹고살기는 해야 되겠고 그래서 공장도 다니고 이런 거 저런 거 다녔다. 그러다 보니까 바쁘게 살았다. 정신없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힘들기보다는 “즐거움”이었다며 “애들 먹이려고 즐겁게 살았다. 힘들면 어떠냐. 자식들이 괜찮으면 됐지. 하루하루 살아도 재밌게 살고, 일하러 갔다 오면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것 보면 예뻐서 살고, 그 바람에 살지 뭐”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요즘에도 일을 하고 있다는 함소원의 어머니는 “애들 셋 낳아서 다들 고생을 시켰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동안은 일하고 싶다. 한 푼이라도 자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다는 함소원은 ‘우리 집 그렇게 힘들지 않으니까 신경 쓰지 마라’는 어머니의 거짓말에 대학교에 진학했다고. 1997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갔던 함소원은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대학교 들어갔는데 등록금이 없었다. 그런데 그걸 보게 됐다. 전단지를. 미스코리아 상금 1등 2천만원. 한 번에 대학 등록금이 해결되니까 나가려고 결심을 했다. 마음은 먹었는데… 시작해서도 계속 힘들었다. 왜냐하면 계속 금전적인 문제에 부딪히니까. 준비하는데 돈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니었고 화장품도 있어야 했고 반바지가 필요할 때도 있고 운동화도 필요하고. 그런 것들을 갑자기 준비해야 되니까 엄마는 매일 빌리러 다녀야 했다. 계속 빌려 오고 갖다주고 반복되니까 합숙하는 내내 계속 힘들었고”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함소원은 1997년 미스코리아 태평양 입상 후 연예계로 진출, 돈 되는 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내가 합당하게 돈 벌 수 있는 거면 벌어야 된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는 그는 “그때 당시 저의 상황은 하루라도 그냥 지나가면 굶어 죽거나 나앉거나 그런 상황이었다. 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하면 돈을 벌어서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우리 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활동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중국에 진출했던 함소원. 당시 부모님과 언니, 오빠의 반대가 심했다고. 함소원은 “그래서 한 푼도 없이 갔다. 정말로. 당장 다음 달 살 돈도 없이 갔다”고 말했다. 함소원의 어머니는 “나한테는 특별히 연락은 안 했다. 3년 넘게, 3년 반 정도는 연락을 안 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함소원은 “1, 2년 정도는 정말 연락도 안 했다. 엄마가 느끼시기에는 더 긴 세월이었을 것”이라며 “내 마음이 약해질까 봐 연락을 안 했다”고 당시 연락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밝혔다.

“제가 어느 정도 중국에서 입지가 있고 일을 내가 찾는 게 아니라 일이 들어와서 내가 고를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이 됐을 때 제가 엄마한테 연락을 드렸다”며 “그때도 참 죄송하다.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함소원.

‘언제부터 친정엄마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아기를 낳으니까 이해가 되더라. 낳아보니까 그냥 이해가 되더라”라고 답한 함소원은 “자식을 낳으니까 그게 다 이해가 되더라. 똑같다. 엄마 마음이랑. 그걸 깨달으니까 ‘내가 진짜 그때… 진짜 실수했구나.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울음을 삼켰다.

더불어 “오늘은 좀 말씀드렸으면 좋겠다. ‘너무 잘 사셨다고, 백점이라고… 엄마 백점으로 사셨다고. 더할 나위 없이 나한테 잘해주셨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사랑한다는 말도 못 해봤다. 사실은. 사랑하긴 너무 사랑하는데 말은 못 해봤다. 되게 존경한다고, 너무 잘 사셨다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말을 못 했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눈맞춤방에서 어머니와 마주한 함소원은 “내가 오늘 왜 엄마를 불렀냐면 엄마한테 속죄하려고 불렀다”고 말했다. 눈맞춤이 시작됐고, 블라인드가 내려간 후 함소원이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숨죽여 오열했다. 어머니도 눈물을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백지영도 눈물을 쏟았다.

함소원의 어머니는 딸이 중국에 갔던 때를 회상하며 “여기 있으면 돈도 못 벌 것 같으니까 갔다고 생각은 해. (한국에) 있어 봐야 아빠한테 좋은 소리도 못 듣고 만날 숨도 못 쉬고 살고”라고 했고, 함소원은 “그래 그땐 너무 힘들었다. 진짜… 그래도 엄마가 제일 힘들었겠지. 어떻게 버텼을까 우리 엄마가… 그렇게 힘들었는데”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런 어머니의 걱정은 여전히 자식이었다. 함소원의 어머니는 “요새는 네가 뒤늦게 애를 낳아가지고 몸이 약해지니까 엄마가 자꾸만 가슴이 아파. 혜정이를 낳았으니까 네가 몸이 건강해야지. 약해져서 춥다고 전기장판 끼고 사는 것 보면 보기 싫어 죽겠어. 엄마 가슴 아파”라고 딸을 걱정했다.

또 “네가 오래 살아서 그저 혜정이나 잘 봐. 엄마가 나이 먹어서도… 정말 우리 엄마가 그립더라. 그러니까 네가 나이 먹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야 돼. 그러니까 건강하도록 노력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함소원의 어머니도, 함소원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함소원이 이런 어머니에게 “다음 생에는 내 딸로 태어나. 내가 잘해줄게”라고 말했지만 함소원의 어머니는 “엄마는 나비로 태어나서 날아다니다가 이름도 없이 죽고 싶어. 이제는 안 태어나고 싶어. 너네들 낳은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보람 있었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이 말에 함소원은 물론 지켜보는 MC들도 눈물을 보였다.

함소원은 어머니에게 “이제 일 그만두고 내 옆에 와서 살아”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일 그만두세요. 엄마는 그래도 돼 이제는… 이제는 내가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릴 테니까 일 그만두세요”라고 했지만 함소원의 어머니는 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함소원의 어머니는 “아직까지는 내가 몸이 건강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동안은 하고 싶다. 그래서 다만 한 푼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함소원은 “엄마 마음을 모르고 40년 동안 살았는데 이제 앞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40년 더 잘해드려야죠”라고 했고, 함소원 모녀는 “사랑해”라며 포옹했다.

[사진 = 채널A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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