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배트+김현수 미트 장착' LG 김호은, 형들 사랑 먹고 자란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LG의 청백전을 보면 낯설지만 꾸준히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좌타 1루수 요원인 김호은(28)이 그 주인공. 청백전이지만 중심타선에 자주 배치되고 있는 그는 연습경기 타율 .350(40타수 14안타) 6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2루타도 3방을 터뜨려 심심 찮은 장타력도 뽐내고 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을 두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호은은 "기회를 주시는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타격에서 돋보여야 하는 포지션인 1루수이기 때문에 경쟁에 어려움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김호은은 "사실 외야수를 해도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는 김호은의 타격 재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올해는 물론 지난 해에도 스프링캠프에 합류를 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작년에도 캠프에서 기회를 주셨는데 잘 살리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이 이유였다"는 김호은은 "1년 동안 공을 많이 봤다. 후반기부터 타이밍이 맞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2018년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온 김호은은 지난 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79 4홈런 31타점을 남겼다.

아직 1군 데뷔 기록이 없는 김호은은 "개막 엔트리는 힘들 수 있어도 '언제 한번 1군에 불러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다"라면서 올해 목표로는 "1군 데뷔다. 늘 꿈꿔왔던 무대에 나가고 싶다. 잠실구장에서 첫 안타를 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호은을 챙겨주는 형들의 '보살핌'으로 김호은이 목표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형들이 정말 잘 챙겨주신다.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가족 같은 분위기다"라는 김호은은 김현수에게 1루수 미트, 오지환에게 방망이와 배트 장갑을 선물 받은 사연도 들려줬다.

올해 외야수 출전에 매진하는 김현수는 김호은에게 자신이 사용했던 1루수 미트는 물론 새 제품까지 선물했다. 김호은은 "(김)현수 형한테 농담으로 달라고 했는데 정말 주셨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호은이 장착한 방망이와 배트 장갑에는 오지환의 이니셜인 'OH.J.H'이 새겨져 있다. "(오)지환이 형과 계속 룸메이트를 했었다. 잘 챙겨주신다"는 김호은은 "지금 내 것이 없다"라고 웃었다.

"요즘 야구가 재밌다"는 김호은은 코칭스태프의 관심과 선배 형들의 보살핌 속에 성장하고 있다. 잠실구장에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하는 그날을 기다리면서.

[오지환이 선물한 배트와 장갑을 장착한 김호은. 장갑에 오지환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첫 번째 사진) 김호은이 청백전에서 타격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잠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