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의 집콕, 트레이닝도 하고 숙제도 하고 답답하고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빨리 야구를 하고 싶다."

키움 외국인선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각자 자가격리 중이다. 손혁 감독은 한국이 익숙한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과 KBO리그가 처음인 테일러 모터는 걱정스러운 눈치다.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김상민 통역의 도움으로 모터와 영상인터뷰를 했다. 모터는 "아침을 먹었고, 점심을 먹은 뒤 영화를 봤다. 지금은 쉬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다른 구단 통역이 인터넷 주문을 통해 외국인선수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준다.

모터는 "치킨, 돼지고기 등을 먹었고, 라면은 직접 끓여먹었는데 입맛에 맞았다. 시간이 있으면 맛집도 찾아 다니고 싶다"라고 했다. 물론 지금은 '맛집 투어'가 불가능하다. 대신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

전력분석팀을 통해 KBO 주요 투수들의 영상을 받았다. 손 감독은 투수들의 얼굴도 익히고, 주무기도 파악하라는 숙제를 줬다. 실전 타격이 불가능하니 전력분석부터 착실하게 하라는 의미. 모터는 "다섯 팀의 투수들이 던지는 모습을 봤다.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KIA 양현종이 인상적이었다. 데스파이네는 미국에서도 봤고, 양현종은 처음부터 (잘 하는 투수라는)느낌이 왔다"라고 했다.

홈 트레이닝은 푸시업, 스쿼트 등을 한다. 모터는 "육체적 활동이 쉽지 않다"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다. 그는 "스윙을 하긴 어렵지만, 투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타이밍도 잡고 선구안도 키우려고 한다"라고 했다. 모터의 KBO리그 적응 여부가 키움 야수진의 플러스알파를 좌우한다.

코로나19를 철저히 예방한다. 대만에서부터 마스크를 착실히 착용했다. "한국에서도 착용하고 있다. 한국의 방역시스템은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같은 아파트의 브리검, 요키시와도 "영상통화로 대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솔직한 심정도 드러냈다. "KBO로부터 2주 자가격리 방침을 받았지만, 솔직히 집에만 있어서 답답하다. 물론 따라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몸을 만들어왔는데 쉬게 된 게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야구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 모터는 "자가 격리가 끝나면 경기를 빨리 하고 싶다. 모든 사람의 바람이고, 나 역시 가장 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5월 초에 개막해도 당분간 무관중경기가 불가피하다. 그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관중이 없어도 일단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모터는 본래 아내와 함께 입국하려고 했다. 그러나 급히 입국하느라 아내는 미국에 잔류했다. "아내를 미국에 두고 온 게 아쉽다. 같이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했다. 코로나19가 좀 더 약화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모터. 사진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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