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NN(박혜원) "'헬고음' 수식어? 부담 컸지만 시그니처 됐죠"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음원 순위보다 차트인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제 곡을 차트에서 볼 수 있게 돼서 좋아요. 몇 위에 있는 것보다 제 음악을 많이 듣고 기억해주시는 게 더 큰 격려가 돼요." 지난달 31일 발표한 미니 2집 '아무렇지 않게, 안녕'으로 전곡 차트인에 성공한 가수 HYNN(박혜원·22)의 말이다.

HYNN은 '역주행'의 아이콘이다. 3옥타브를 넘나들어 '헬고음' 수식어를 안겨준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 6개월 만에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중에게 폭발적인 고음으로 각인된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했지만 높은 음역의 장점을 살리면서 변주를 줬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HYNN은 "걱정이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이제 고음은 나만의 시그니처가 된 것 같다. 보컬에서는 달라진 디테일을 선보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가능한 한 같은 음역이어도 더 트렌디하고 새로운 느낌으로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나온 이번 앨범에는 총 4곡을 담았다. 그는 타이틀곡 '아무렇지 않게, 안녕'에 대해 "기존 분위기처럼 임팩트 넘치는 발라드다. 가사는 담담하지만 힘 있게 표현했다"고 했다. 그간 보여준 스타일과 결이 다른 '오늘에게'는 HYNN의 탄산 보컬과 세련된 사운드가 어우러진 미디움 템포의 또 다른 타이틀곡. "수록곡 장르가 다 달라요. 보컬 면에서도 디테일, 해석, 분석까지 전부 다르게 표현해보고자 했죠. 가장 기대되는 앨범 중 하나예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4월로 예정됐던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취소하고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다. 데뷔 3년 차 신인이라기엔 치고 나가는 기세가 심상찮지만 지금의 인지도를 얻기까지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학창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보다 현실을 좇던 그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합격했는데 형편이 안 좋아서 입학을 포기하려고 했다. 입학을 하고 나니 이런 환경에서 학교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사치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고교 시절 많은 시도를 했어요. SBS 'K팝스타'에 나갔지만 방송이 안 돼서 오디션에 대한 마음을 접게됐죠. 그러다 엠넷 '슈퍼스타K 2016'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대학 입시 때문에 몇 차례 거절하다가 지원을 하게 됐어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어차피 떨어질 거 그냥 한번 봐보자'라는 마음에서요. 우연히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요."

'슈퍼스타K 2016' 최종 3위에 올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이듬해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후 열심히 달려왔으나 한없이 불투명한 미래에 "진로를 바꿀 생각까지 했다"고. 이후 교수의 제안으로 가이드 녹음을 하며 현 소속사를 만나 데뷔에 이르게 됐단다.

"'슈퍼스타K 2016' 이후 2~3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색다른 모습으로 데뷔하고 싶었어요. 한강 작가의 소설 『흰』 중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오직 내가 흰 것만 건넬게'란 구절을 보고 HYNN이라는 활동명으로 데뷔했습니다. 사실 박혜원이라는 본명은 해외 팬에게 어려울 수 있어서 스펠링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혜원의 스펠링이 함축된 느낌이에요."

점점 향상되는 가창력의 비결을 물었더니 "항상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별다른 연습을 하진 않지만 그간 쌓아온 실전 경험 덕분인 것 같아요. 연습실을 구할 여건이 되지 않아 옷장에 들어가서 연습할 정도로 의지가 강했던 시간도 있었던 만큼 기본적인 틀이 잘 짜여있지 않았나 싶어요."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HYNN. 그렇다면 2020년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내 목소리로 열 곡 이상 발표하기"라며 "지난해까지 음원 차트에 내 곡이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감사한 한 해였다. 욕심을 더 내서 차트에 세 곡 정도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사진 = 비오디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 뉴오더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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