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은 그만, 한현희의 새로운 목표 '100승·100홀드'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00승을 해보고 싶다."

키움 한현희는 2012년 입단 후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투수로 보냈다. 그러나 마음 한쪽 구석에 선발투수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투수라면 대부분 선발을 꿈꾼다. 다만, 불펜투수 한현희가 매력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2019년 24홀드로 이 부문 5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31홀드로 타이틀을 따냈다. 통산 104홀드로 전체 11위, 현역 4위다. 아직 나이도 만 27세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불펜투수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가면 안지만(177홀드)의 역대최다홀드기록을 깰 수도 있다.

그런데 2015년과 2018년에 선발투수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5년에는 시즌 중반까지 선발로 뛰다 불펜으로 돌아섰으나 11승을 따냈다. 2018년에는 30경기 중 28경기서 선발 등판, 역시 11승을 수확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한현희는 "작년에는 내가 장정석 전 감독님에게 불펜을 하겠다고 했다. 100홀드를 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불펜투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다 보니 100홀드에 임박했다. 마침 키움도 지난해 안우진과 이승호를 선발투수로 안착시키려고 했다. 불펜투수 한현희가 필요했다.

그러나 한현희는 "이제 중간(불펜)은 욕심이 없다"라고 했다. 사이드암이지만 포심패스트볼이 145km까지 찍힌다. 26일 연습경기서도 그랬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체인지업, 커브 등을 두루 구사할 수 있다. 손혁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대만 스프링캠프부터 5선발로 준비 중이다. 손 감독은 "5~6이닝만 던져주면 된다"라고 했다.

한현희는 "아직 5선발 확정은 아니다.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긴 이닝을 던지는 건 자신 있다. 임팩트를 할 때 힘을 빼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공을 정확히 던지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선발투수는 완급조절이 중요하다. 선발 경험이 있는 한현희에게 어렵지 않은 과제다. 오히려 불펜투수 경험이 선발투수 안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중간투수는 위기관리능력이 중요하다. 위기에선 중간투수라고 생각하고 점수를 주지 않는 투구를 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100홀드를 달성했으니 불펜투수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선발투수로 100승을 해보고 싶다. 예전부터 경기 시작부터 마운드에 올라가서 끝까지 던지고 싶었다"라고 했다. 한현희의 통산 승수는 46승. 54승만 더하면 선발과 불펜 합계 100승을 달성한다.

나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 몇 년간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 KBO 통산 100승과 100홀드를 동시에 달성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100홀드를 따낸 한현희가 진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그는 "올 시즌 선발로 뛰면 예전 선발시절의 루틴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다"라고 했다.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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