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동 디자이너 “세정 ‘얼킨’과 잘 어울려, 스타일리시하게 소화”[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패션 브랜드 ‘얼킨’ 이성동 디자이너는 10대 시절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는 더 잘 그렸다. 화가의 꿈을 포기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한양대 의류학과에 들어갔다. 제대후 그 친구의 졸업 작품전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작품전이 끝나면 다 버린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충격 받았어요. 제 눈에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내가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얼킨’을 론칭했죠.”

‘얼킨’, 결국은 모두 하나다

그는 지난 2014년 ‘얽히고 설키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티스틱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얼킨(ul:kin)’을 론칭했다. 모두 하나라는 의미의 ‘ultimately we are kin’의 의미도 담았다. 신진 아티스트들의 작업과 협업하는 업사이클링 패션을 추구한다.

“일종의 재능순환이죠. 아티스트의 그림을 받아 옷과 가방을 만들고 수익이 나면 캔버스를 주는 방식이었어요. 요즘은 직업 작품을 매입하기도 해요. 사로 윈윈하는 거죠.”

처음엔 친구 작품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샘플을 다른 작가들에게도 보여줬다. 그들은 ‘얼킨’의 콘셉트를 쿨하게 받아들였다. 미대 교수 등 사회적 명망이 있는 분들도 응원해줬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연예인의 관심도 이어졌다. 구구단 세정은 ‘얼킨’ 쇼에 직접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BTS 정국이 지난해 연말 행사에서 ‘얼킨’을 입었을 때도 큰 관심을 받았다.

중국에서도 큰 관심

‘얼킨’이 위치한 용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을 무렵, 밖에선 미니쇼가 진행됐다. 중국의 인풀러언서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얼킨 제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최근 중국에서 ‘얼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중국인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면 금세 매출이 올라가죠.”

열정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2014년엔 업사이클링 개념이 생소한 시절이었다. 2015년 업사이클링 시장규모가 100억원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알았다면 시작 안했을 겁니다(웃음). 소비자들의 수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죠. 처음엔 반응이 미지근했는데, 지금은 인스타그램에 바로 올려주면서 ‘얼킨’을 홍보해주고 계세요.”

돌이켜보면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이대 근처 건물 지하에서 시작했을 땐 수해를 입기도 했다. 국내에 처음 시도하는 콘셉트로 시행착오도 많았다. 다행히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인정해준 건물주를 만나 지금은 용산에 터를 잡고 비상을 꿈꾸고 있다.

“서서히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어요.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강화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죠. 세계에서 인정받는 ‘얼킨’ 브랜드를 만드는게 제 꿈입니다.”

[사진 = 얼킨 제공]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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