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이젠 보고 싶지 않아"…'밥먹다' 이성미, 가정사 고백→캐나다 이민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개그우먼 이성미가 가슴 아픈 가정사들을 공개했다.

9일 밤 방송된 SBS 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개그우먼인 이성미가 출연해 각종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남다른 포스로 등장해 윤정수와 이진호를 긴장하게 한 이성미는 엄청난 입담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그는 "작년에 환갑을 막 지났다"며 천하의 김수미의 기세까지 꺾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런 당돌한 이성미에게도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이성미는 "변변한 미역국을 받아본 게 처음이다. 한 번도 생일에 모여본 적이 없다. 가족이 없었다. 3개월 됐을 때 엄마가 저를 두고 떠났다. 아빠에게 맡기고 떠났다. 그래서 아버지 혼자서 저를 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락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 어릴 때는 사무치게 그리웠던 시절이 있다. 아이를 낳고 나니까 '어떻게 이런 나를 놓고 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자랄수록 '왜 저 모습을 안 봐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사무치게 그립다가 사무치게 미웠다. 잊을 수는 없고, 묻어놓았다"고 설움을 토로했다.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물어봤는데 '알려고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저도 엄마가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가신 것 같다"며 "그런데 아빠는 제 엄마를 자주 바꿔주셨다. 하나도, 둘도 아닌 네 분이다"고 전했다. 이에 김수미는 "아버지를 이해한다. 너에게 엄마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위로했다.

이에 이성미는 "저는 새엄마는 그냥 싫었다. 잘해줘도 싫고, 잘해주면 '오버하지마'라는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첫 번째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다가 새 장가를 드셨고, 3년 사셨다. 이후 엄마는 제가 대학교 들어가고 27살 정도에 만났다. 그 분은 제가 키워준 엄마랑 너무 닮았었다. 살아계신다"고 전했다.

가장 엄마가 그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이성미는 "애를 낳았을 때 가장 그랬다. 엄마가 와서 산후 조리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또 친구들이 모여서 '우리 엄마가 뭐 해줬다'라고 하면 저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었다. 엄마의 손길이 무엇이었을지,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 한다. 사무치게 그리웠을 땐 '엄마가 내 아이를 봤으면 어땠을까'였다"고 고백했다.

김수미는 "만약 내일 엄마를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고 물었고 이성미는 "이제는 안 만나고 싶다. 혼란스러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엄마 없이 살았던 세월이 익숙해졌다. 어느 날 '네 엄마야'라고 하면 그 엄마를 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움이 미움으로 변할 것 같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 지난 2002년 돌연 캐나다로 이민을 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성미는 그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자녀 교육 때문에 갔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아버지가 제 호흡 같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허무함과 허전함이 있었다. 남편이 못 채워주는 40년의 세월이다. 이후 만사가 귀찮았다.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웃길지 모르겠더라"라며 "너무 막막했다. 라디오를 하다가도 눈물이 났다"고 이유를 전했다.

이어 "기러기 생활을 7년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하며 웃던 이성미이지만 "저는 부부들에게 기러기생활을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부부는 붙어있어야 하더라.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어색했다"며 "하루는 남편이 캐나다에 와서 잠을 자는데, 초라해보이더라. 그래서 이민 생활을 청산했다"고 전해 애틋함을 엿보게 했다.

[사진 = SBS 플러스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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