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이젠 K트로트!"…'트롯신' 남진→장윤정, 전설들의 버스킹 데뷔 (ft. 정용화)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그야말로 트로트 전성시대다. 국내서 거세게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이 세계로 뻗어 K트로트로 확장될 수 있을까.

SBS 새 예능 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기자간담회가 4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가수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MC 정용화가 참석했다.

'트롯신이 떴다'는 국내 최정상 트로트 가수 남진,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진성, 장윤정이 모여 해외에서 트로트 무대를 선보이는 K-트로트 세계 정복기. 남진 데뷔 56년차, 김연자 46년차, 주현미 35년차, 설운도 38년차, 진성 26년차, 장윤정 21년차. 경력만 합쳐도 총 222년차인 일명 '트벤져스'가 예능 최초로 트로트 버스킹, 일명 '트롯킹'에 도전한다. 특히 트로신 5인방은 '방탄트롯단'으로 변신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DNA'를 트로트 버전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전언이다.

트로트계의 대부, 남진은 출연 소감을 묻자 "이번에는 함께 여행을 멀리 간다. 수십 년만에 처음이다. 그게 가장 기대가 됐고 좋았고 반가웠다. 같이 한번 가서 생활하는 게 오랜만이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다"고 말했다. 김연자 역시 "평소에 그냥 오가며 인사할 정도지, 커피도 마신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닷새 같이 하면서 참 좋았다. 저는 무조건 간다고 했었다. 정말 저희 행복했고, 귀중한 시간을 얻었다. 트로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했는데 생각 외로 좋아해주셔서 앞으로의 가수 생활에 큰 힘이 되었다"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예능에 거의 출연하지 않는 주현미는 진심 어린 소감으로 남다른 진정성을 엿보게 했다. 공연 직후 눈물까지 흘렸다던 그는"제가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며 "버스킹이란 경험은 일부러라도 못하지 않나. 제가 국내에서 하긴 조금 그렇다. 외국에서 한다고 하니 매력이 있었다. 예능을 하기보다는 노래를 하러 간다고 생각했다. 오늘 밤 10시가 너무 무섭다. 악몽 같다"고 긴장감을 표현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다. 외국에서 트로트를 부르면 아무도 관심을 안 줄 수도 있지 않겠나. 그게 궁금했고 선배, 후배, 동료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외국에 트로트 장르를 알리는 것에 대해 희망을 봤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 처음 섭외 받았을 땐 이 정도까지의 느낌을 받을 줄 몰랐다. 신선했다"며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베트남 버스킹에서 첫 무대를 장식했다는 설운도는 "K트로트를 알리는 버스킹의 첫 무대였다. 굉장히 떨렸고 설운도 역사에 엄청난 의미가 생겼다. 긴장을 너무 해서 어떻게 노래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내려오니 장윤정 씨와 주현미 씨가 끌어안고 펑펑 우는 것만 보였다. 그래서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이 들었다"라며 "사실 (장)윤정 씨를 보면 눈물이 별로 없을 것 같이 보이는데 펑펑 우니 저희도 같이 울었다. 아주 감동적이었다. 모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영원한 막내"라고 소개한 진성은 "너무 설레서 며칠 밤을 지새웠다. K트로트. 세계화가 진작 됐어야 할 장르 아니겠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K트로르는 세계 어떤 장르에도 뒤지지 않는 장르로 우뚝 섰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섭외 받았을 땐 출연료가 센 다른 방송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이 방송이 더 중요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화려한 전설들 사이에서 정용화는 만능 막내 역할을 자처했다고. 막내답게 그는 이날 간담회 MC도 맡아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정용화는 "밴드 음악을 하던 사람이라 트로트에 대한 깊은 견해는 없었다. 레전드 선배님들과 함께 한 게 처음이라 굉장히 떨렸지만 선배님들이 버스킹에 굉장히 긴장하시는 걸 보면서 연습생들이 데뷔 무대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222년 경력의 선배님들이신데도 말이다. 그걸 보면서 '내가 안일했구나' 하면서 초심을 다지게 됐다. 이번에 선배님들에게 힘든 점이 있다면 다 달려가서 뭐든 하려고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실제로 설운도와 주현미는 정용화를 두고 "사위로 삼고 싶다"고 표현했다고 해 정용화가 선보일 의외의 활약에 기대감을 쏠리게 했다.

또 남진은 정용화에 대해 "베트남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많은 팬들이 있더라. 처음엔 다 한국인들인 줄 알았는데 베트남 여자들이더라. 속으로 '내가 아직도 살아있구나' 생각했다. 또 후배님들이 방송에 많이 나오니 다들 알고 대단하게 환호를 하는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정)용화 씨 때문에 나왔더라. 그 때 용화 씨가 뭘 하는지 알았다. 용화 씨 덕분에 젊은 여자들이 모이고 난리였다. 우리는 조금 섭섭했지만 젊은 세대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는 걸 봐서 좋았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단 한 번도 트로트 버스킹 공연을 해본 적 없는 트로트 전설들이 어떤 무대를 펼칠지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또 트로트?"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성공 이후 종합편성채널 MBN '트로트퀸',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 트로트 경연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SBS까지 합류하자 결국 유행에 편승한다는 일각의 반응도 있다.

이에 장윤정은 "트로트가 워낙 인기 많아지다 보니 트로트를 소재로 하는 방송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지금 막 떠오르는 후배들이 아니라 선배님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서 제작진에게 감사했다. 밖에서 트로트가 어떤 반응을 얻을 것이냐에 대한 기대보다 지금까지 지켜주신 선배님들께 포커스가 맞춰진 예능이 탄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의미가 있다"며 "제작진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고마웠다. 지금 막 떠오르는 스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기회를 줬다. 후배로서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에 듣자마자 흔쾌히 나오겠다고 했다"고 치켜세워 선배 가수들을 웃게 했다.

4일 밤 10시 첫 방송.

[사진 =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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