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유수빈 "'소라게 신' 이후 팔로워 많이 늘어…상상 못한 일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조연들은 주인공 못지 않는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그 중 5중대원의 활약은 대단했다. 북한 군인이자 한국 드라마 없인 못 사는 열혈 한류 팬이었던 김주먹(유수빈)은 그들 중 하나였다.

능수능란한 평안도 사투리와 실감나는 북한 군인 연기로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히 박힌 배우 유수빈(28)은 5중대원의 중심이었다. 실제로 맏형 양경원(39)과 막내 탕준상(17)의 나이차가 무려 22살이고, 유수빈이 양경원, 탕준상과 각각 11살차이가 났다.

"쉴 수 있겠단 생각에 속 시원할 것 같았는데, 막상 끝나니까 아쉽고 섭섭하네요. 종방연 마치고 한동안 마음이 헛헛해서 가만히 있었죠. 5중대원들과도 7개월을 같이 살다시피 해서 더욱 그래요. 종방연 때 다 같이 손 모으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유수빈은 오디션을 통해 김주먹 역할을 따내고 난 뒤 이렇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점차 분량이 늘고, 교류가 뜸했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으면서 "우리가 정말 인기가 있구나" 하고 실감했다.

"처음 작품 들어갈 땐 5중대원들이 한국으로 넘어가는지 몰랐어요. 점점 우리들의 이야기가 비중 있어지고, 그러면서 '작가님도 우릴 재밌게 봐주시는 구나' 하며 감사했죠. 주변에서 소라게 연기가 웃기다고, 미쳤다고 이야기 해줄 땐 정말 좋았어요."

'사랑의 불시착' 애청자라면 김주먹이란 역할 이름을 모를 리 없을 만큼 유수빈의 캐릭터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 순간도 허투루 연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있었지만 주인공인 현빈, 손예진과 좋은 케미를 이루며 더 빛이 났다.

"손예진 선배님이 현장에서 누나처럼 챙겨주시고, 점점 추억이 쌓이다 보니 대한민국으로 건너간 상황부터는 (윤)세리에 대한 감정에 더 집중이 잘 됐었어요. 그렇게 대해주셔서 감사해요. 현빈 선배님은 에너지가 엄청나요. 현장에서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도 무척 강했고요. 실제 저희 관계 속에서도 중대장처럼 중심을 잘 잡아주셨고, 의지하고 믿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죠."

유수빈은 '소라게 패러디 신'을 자신의 명장면으로 당당히 꼽았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남자주인공 권상우가 비니를 눌러 쓰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소라게 신'으로 유명해졌는데, 최지우가 '사랑의 불시착'에 특별 출연하게 되면서 유수빈이 이를 패러디 한 것이다.

"기억에 정말 많이 남죠. 현장에서 엄청 긴장 되고, 떨렸어요. 5중대원들이 없어서 불안하기도 했고요. 제가 많이 긴장돼 보였는지 최지우 선배님께서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도 해주시니까 좀 편해졌던 것 같아요. 웃다가 NG도 몇 번이나 났어요. 대본만큼 표현을 못한 점은 아쉬워요. 대본이 진짜 웃겼는데, 이 재미있는 장면을 잘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었던 거죠."

유수빈은 개인 SNS 팔로워 수가 크게 비로소 인기를 실감했다. "무려 15만 명이나 늘었어요. 원랜 2300여 명이었거든요. 특히 소라게 신 이후 크게 늘었더라고요. 짤도 많이 돌아다니고 기분 좋았죠. 이런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으니까요."

2016년 스크린을 통해 데뷔한 유수빈은 자신의 이름을 훨씬 빨리 알리게 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더 오래 걸릴 줄 알았어요. 운이 진짜 좋았죠. 지금까진 순수하고, 누군가를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반대되는 악한 인물들도 한번쯤 연기해보고 싶어요. 영화 '해무'를 통해 이희준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게 됐고, 같은 작품에 출연해 직접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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