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신선한 척 했지만 낡은 뒷모습 [명희숙의 딥썰]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포장은 화려했지만 안에 담긴 건 이미 오래전부터 봐왔던 토크쇼였다.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이동욱이라는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통 토크쇼를 예고했지만, 반짝 주목을 받으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26일 종영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욱토크)는 가수 보아를 마지막 게스트로 택하며 피날레를 맺었다. 시청률은 갈수록 하락했다. 마지막회에 2.0%, 2.3%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욱토크'는 배우 이동욱이 첫회 게스트로 브라운관에서 보기 어려운 스타이자 절친인 공유를 직접 섭외하며 화려한 첫발을 내디뎠다. 기본 토크쇼의 틀을 벗으려한 새로운 시도를 약속했고, 중간중간 플렉스 타임을 갖거나 장도연과 함께하는 콩트를 접목하는 등 여러 시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오히려 장소를 이원화하거나 게스트에 집중하지 못하는 타이밍은 흐름을 깨뜨린다는 인상을 남겼다.

이동욱 역시 배우와 가수 뿐만 아니라 영화감독과 운동선수, 정치인, 법의학자 등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며 충실한 조사와 질문으로 다가갔다. 이 역시 그동안 이들이 수차례 했던 인터뷰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새로움 보다는 익숙함으로 다가왔다.

시청자들은 초반 뜨거운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욱토크'를 지켜봤지만 반복된 게스트와 고착화된 형식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기대감을 내려놓았다. 오히려 자극적이면서도 단발성이 강한 '라디오스타', '비디오스타' 등과 같은 예능 출연 이후 갖는 화제성보다 못한 퇴장을 했다.

무엇보다 아쉬운 지점은 장도연의 활용법이다. 장도연은 현재 국내 방송인 중 위트있으면서도 다채로운 상황 대처 능력 등으로 토크쇼에 가장 적합한 출연진일 것이다. 제작진 역시 그런 장도연의 능력이 이동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섭외했을 거라고 판단된다.

그저 이동욱의 보조자에만 머물게한 제작진은 첫회 장도연과 이동욱의 자리가 주는 거리감 만큼이나 큰 착각으로 마지막까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장도연은 위트있는 한마디 한마디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장도연의 토크쇼를 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만들었다. 마지막회 게스트로 장도연과 함께 했지만 오히려 첫 회 게스트로 함께하는게 나았을 만큼 장도연의 이야기는 여러 울림으로 다가왔다.

'욱토크'는 정통 토크쇼를 지켜야 한다는 낡은 사고에 갇혀 아쉬운 퇴장으로 마무리했다.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욱토크'의 뒷모습이 씁쓸함을 남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