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탈퇴 딛고 돌아온 이정현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이 악물겠다”

[마이데일리 = 부천 최창환 기자] “이대로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한 번 더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이 악물고 뛸 생각이다.” WKBL 무대로 돌아온 부천 하나은행 센터 이정현(28, 187cm)의 포부였다.

이정현이 퓨처스리그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이정현은 2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의 WKBL 2019-2020 여자프로농구 맞대결에 선발 출전, 29분 31초를 소화하며 더블 더블(21득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작성했다. 하나은행은 김미연(21득점 3점슛 5개 4리바운드 2스틸)의 활약을 더해 73-58 역전승을 따냈다.

이정현은 경기종료 후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여서 동료들과 호흡이 안 맞는 부분도 있어 힘들었지만, 격차를 뒤집고 이겨 다행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청주여고 재학시절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이정현은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되며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1순위는 이승아였다.

이정현은 이승아와 함께 우리은행의 부활을 이끌 자원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데뷔 후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무릎부상이 잦아 코트가 아닌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2013-2014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KDB생명으로 이적했지만, 무릎은 또 이정현에게 시련을 안겼다. 결국 이정현은 2015-2016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1군서 1경기도 소화하지 못했고, 2017년 KDB생명에서 임의탈퇴됐다.

농구 인생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임의탈퇴 신분이 된 후 사천시청에서 실업농구를 경험한 것. “사무국과 조율된 부분이었다”라는 게 이정현이 설명이었다. WKBL 복귀 후, 이정현의 소속팀은 하나은행으로 바뀌었다. 하나은행이 지난 시즌 정선화를 OK저축은행(현 BNK)으로 보낼 때 이정현의 소유권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실업팀에 있을 때 몸이 안 좋아 그만두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이대로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복귀했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이어 “우리은행-KDB생명을 거치는 동안 무릎 때문에 제대로 뛴 적이 없었다. 1군에서 단 1분이라도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해 ‘해보자’라는 결심을 갖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서 체중을 약 10kg 감량했다. “체중감량을 많이 했고, 팀에서 무릎과 관련된 운동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주셨다. 물론 보강운동은 나 스스로 꾸준히 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재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안 아픈 것은 아니지만, 뛸 순 있다”라는 게 이정현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2연승을 질주, 3위에 올라있다. 다만, 리바운드는 평균 35.9개에 불과하다. 6개팀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정현은 “1군에서 누구를 수비할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큰 선수를 막을 것 같다. 팀의 약점이 리바운드인 만큼 박스아웃을 확실히 하고, 수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다른 건 없다. 이 악물고 뛸 것”이라며 포부를 전했다.

[이정현. 사진 = W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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