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일 평론가 “‘기생충’ ‘문신을 한 신부님’, 한국·폴란드의 음울한 풍경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라 영화 ‘기생충’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 바 있는 ‘문신을 한 신부님’이 정성일 평론가와 함께 2회차에 걸친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14일(금)과 20일(목), 2회차에 걸쳐 진행된 정성일 평론가의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 GV가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마무리됐다.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은 신부를 꿈꾸지만 신부가 될 수 없는 20살 청년 '다니엘'이 소년원에서 훔쳐 온 단 한 벌의 사제복으로 인해 마을 성당의 주임 신부를 대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쳐 관객들과 만나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 GV를 진행하게 된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 전반적인 핵심 내용들을 차분히 짚으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먼저 정성일 평론가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두고 경쟁을 펼친 ‘기생충’과 ‘문신을 한 신부님’에는 공통점이 있음을 언급하였는데, "두 영화는 모두 '계획'에 관한 스토리로 각각 한국과 폴란드 사회에 대한 음울한 풍경화이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하느님과 '다니엘'의 계획에 관한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생충’과의 경쟁으로 인해 ‘문신을 한 신부님’이 수상운이 없었음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얀 코마사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얀 코마사 감독에 대해서는 연극배우 출신 비에슬라브 코마사와 오페라 가수로 유명한 지나 코마사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연극과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후 '비극으로부터 떨어진 우화'로 ‘문신을 한 신부님’을 해석하며 감독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두 가지 이야기가 흘러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구도를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게 중요하다", "영화의 요점은 '다니엘'이 성공적으로 신부 행세를 해내는 부분이 아니라 자신이 지은 죄에 죄책감이 없던 '다니엘'이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깨닫고 각성하게 되는 부분"이라고 전하며 '다니엘'의 신부 행세 그 자체보다는 그가 마을 사람들과의 일련의 사건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이야기의 흐름대로 따라가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문신을 한 신부님’은 영화 속 플롯뿐만 아니라 '다니엘'의 세계 역시 두 곳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다니엘'이 있었던 소년원은 법과 규율의 세계로 폭력적이지만 그곳은 하나님의 말씀을 소망했던 장소", "마을은 이웃공동체의 세계로 그 이면에는 증오와 죄의식이 있지만 그곳은 하나님의 말씀을 수행하는 장소"로 세계를 나누어 설명했다.

아울러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파격적인 결말에 대해서는 "‘문신을 한 신부님’은 영화 전체와 엔딩,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작품이라고 할 만큼 결말이 충격적이고 대단하다"고 덧붙이며,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수행의 과정이 그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가'라는 질문해야 하며, 그에 대한 대답을 또한 해야 한다"는 말로 영화를 관람하고 난 이후 관객들이 ‘문신을 한 신부님’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게끔 생각거리를 제시했다.

끝으로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를 "가톨릭 국가이자 사회주의였던 폴란드에서, 가톨릭 국가이자 자본주의가 되어버린 폴란드에 대한 음울한 풍경화"라는 평으로 GV를 마무리하며 영화를 통해 짙은 여운과 울림을 느낀 관객들의 감상에 깊이를 더했다.

이처럼 표면적인 스토리를 넘어, 작품을 더욱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을 전해준 정성일 평론가의 GV를 통해 풍성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상영중이다.

[사진 제공 = 알토미디어]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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