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서 본 쥐, 행운의 상징"…'기생충', 美 아카데미 전날 FISA 트로피 또! 추가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작품상 포함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개최 전날 트로피를 또 하나 추가했다. 미국 독립영화계에서도 인정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 수상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부 샌타모니카에서 개최된 제35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lm Independent Spirit Awards, FISA)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인비저블 라이프'(브라질), '레미제라블'(프랑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레타블로'(페루), '더 수브니어'(영국)를 제치고 최고의 국제 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수상 직후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의 앙상블과 협력해준 영화사, 배급사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한 뒤 "뉴욕의 오래된 영화관에서 처음 GV를 할 때 쥐를 봤다. 되게 오래된 극장이었다. 제가 답을 하는데 쥐가 한 마리가 관객들 뒤로 가더라.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행운의 상징이 된 것 같다. 쓸데없는 소리다"라고 재치 있는 멘트를 덧붙여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그간 한국영화는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 시상식인 FISA 외국어영화상에 여러차례 노미네이트됐다. 지난 2005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2009년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후보로 올랐다. 2018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버닝'으로 재차 문을 두드렸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 최초로 트로피를 거머쥐게 되면서 뜻 깊은 또 하나의 발자취를 추가하게 됐다.

이번 수상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전해진 낭보라 기대감이 더해진다.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놨다. 노미네이트 자체만으로도 한국 영화계를 열광시킨 가운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함에 따라 국내외에서도 '기생충'의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기생충'이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앞서 본격적으로 오스카 릴레이에 나선 '기생충'은 미국 작가조합상 시상식(WAG)에서 각본상을,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서 비영어권 최초로 최고 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기생충'이 '1917'(감독 샘 멘데스)의 작품상 수상을 저지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CNN은 '기생충'과 '1917'을 작품상에 가장 근접한 작품으로 꼽았고 뉴욕타임스(NYT)는 "'1917'이 작품상으로 유력하지만 '문라이트'처럼 '기생충'이 '1917'을 누르고 예상 밖의 작품상 수상을 해낼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자아내고 있어 트로피 개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박소담,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최우식, 이정은, 박명훈,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곽신애 바른손E&A 대표 등이 총출동한다.

[사진 = AFP/BB NEWS, CJ ENM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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