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퀸의 눈물"…'버즈 오브 프레이', 2020 DC 첫 주자다운 혁신적인 女히어로물!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조커가 떠난 할리 퀸의 옆 자리에 다양한 여성들이 뭉쳤다. 할리 퀸의 새로운 시작이다. DC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캐시 안 감독, 배우 마고 로비, 저니 스몰렛, 엘라 제이 바스코,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등은 영국 현지서 화상 연결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2020년 DC 코믹스 첫 주자이자 달라진 DC의 새 도약을 예고하는 작품인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는 조커와 헤어지고 자유로워진 할리 퀸(마고 로비)이 빌런에 맞서 고담시의 여성 히어로팀을 조직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솔로 무비이다. 앞서 '원더 우먼', '아쿠아맨', '조커'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이어 또 한 번의 성공가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DC 영화 사상 최초 아시아계 여성 감독인 신예 캐시 얀이 메가폰을 잡은 '버즈 오브 프레이'는 쉴 틈 없는 장면 전환과 발랄한 영상을 통해 어둠의 상징인 고담시를 컬러풀하게 물들인 예술성이 돋보이는 팝아트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감독, 주연, 제작, 각본, 의상까지 모두 여성들이 참여한 이 작품은 의미가 깊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소울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캐스팅했다던 캐시 얀 감독은 "기대가 크다. 드디어 영화를 선보이게 될 수 있게 됐다. 저희가 합쳐서 작업을 한 지 1년 반이 흘렀다. 마고 로비는 직접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저희와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며 "이 영화에서 꼭 얻어가셨으면 하는 게, 여성들이 연약하고 불완전한 것 같지만 강인하고 마지막에 무언가를 함께 이루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가 영화를 볼 때마다 공감하는 메시지다. 개개인은 시련을 겪고 고난을 겪지만 함께 모이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메시지다. 여성으로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고 강조했다.

할리 퀸 역의 마고 로비는 이번 영화에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이날 처음 베일을 벗은 영화에서 마고 로비는 더욱 역동적이고 리듬감 있는 모습으로 컴백했다. 조커 없이도 완벽한, 할리 퀸의 화려한 부활이다. 그는 "기대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맘때 쯤 LA에서 1년 가 촬영했다. 대단했던 경험이다. 이 여성 히어로물을 제작하면서 굉장히 가까워졌다. 드디어 이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들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첫 번째 할리 퀸 연기를 했을 때 이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보여준 모습 이외에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더 많을 거라고 본다. 이번엔 훨씬 더 연약한 상태를 보실 수 있을 거다. 할리 퀸이 광적이고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출한다. 하지만 조커와 결별한 이후로 상당히 마음이 힘들고 극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에 홀로 나와 독립적인 여성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처음에는 성공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점점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치고 버즈 오브 프레이를 결성한다. 정말 재밌고 와일드하고 짜릿한 경험이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액션 영화를 많이 못 보기 때문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석궁 킬러, 헌트리스 역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헌트리스가 가진 목적에 100% 몰입하는 점이 너무 좋았다. 사실 어떤 방면으로 보면 헌트리스를 빌런이라고 볼 수도 있다. 죽이는 사람에 대한 어떠한 동정도 안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는 히어로라고 본다. 정의를 세우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한 후 삶에 대한 고민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위한 정의를 찾아야겠다는 고민을 한다. 강인하고 폭력적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모습들이 좋았다"고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죽여주는 목소리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블랙 카나리 역의 저니 스몰렛은 "제가 '저스티스2'라는 비디오게임을 통해 블랙 카나리를 알게 됐다. 당시에도 블랙 카나리를 선택했다. 늘 적을 짜증나게 하고 물리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디션에 붙을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붙었다. 배역에 몰입하기 시작했고 코믹북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배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압도됐다"며 "이 영화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이 고민했다. 여러 코믹북에서 발췌한 모습을 잘 조합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를 통해서 저희가 보여드리고 싶은 스토리 속의 블랙 카나리가 탄생했다"며 "캐시 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블랙 카나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건의 열쇠를 숨긴 아이 카산드라 역을 연기한 엘라 제이 바스코는 "누구인지, 얼마나 취약한지 캐릭터인지 파악했다. 그러다가 할리 퀸 같은 엄마이자 언니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된다. 시나리오를 기반에 두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길거리에서 자란 소녀의 역할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과감한 액션 촬영이 자아낸 부상 에피소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배우들은 "저희 모두 부상을 입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고 엘라 제이 바스코는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마고 로비가 부비 트랩에 얼굴을 박고 완전히 넘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마고 로비는 "안 아픈 척 했다. 정말 아팠는데 바보처럼 보이기 싫어서 아프지 않은 척을 했다. 구석에 숨어서 울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로지 페레즈가 부패한 고담시 경찰 조직을 경멸하는 몬토야 형사로 분했고 세계적인 명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사악한 빌런 '블랙 마스크' 로만 시오니스 역으로 등장해 극의 다채로움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배우들은 새로운 여성 히어로물 탄생에 벅찬 마음을 전했다. 마고 로비는 "아주 특수한 환경의 촬영을 했다. 썸머캠프 같아서 배우들과 아주 친해졌다. 영화 촬영이 끝나지 않고, 평생 이 사람들과 함께 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기분이 너무 안 좋았고, 슬펐다. 특히 영화가 더 그랬다"며 "이 캐스트들이 독특한 연대감을 줬다. 다른 영화에서는 이런 경험이 흔치 않다. 이렇게 많은 여배우들과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 내에서 여배우들만이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굉장히 빨리 친해졌고 더 깊은 유대감이 생겼다. 서로를 지지했다. 액션도 함께 트레이닝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새 경험을 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19금 영화가 많지 않다. 여러분들도 사실상 보지 못한 새로운 영화가 될 거라고 본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를 듣던 제니 스몰렛은 눈물을 흘렸고, 마고 로비도 울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타드 역시 "굉장히 깊은 애정과 사랑을 느낀다. 모두 같은 정신을 가지고 영화에 임했다. 강인하고 재능 있는 여성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같은 목적들 달성하기 위해 큰 유대감이 생긴다. 같은 걸 위해 일했다는 게 좋았다. 배경은 모두 다르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고 덧붙이며 영화의 의의를 더했다.

한편, '존 윅' 시리즈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합류해 완성한 강렬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자랑한 '버즈 오브 프레이'는 시각적인 황홀함 외에도 가수 할시, 섬머 워커, 도자 캣, 로렌 하우레기 등 강력한 뮤지션들이 OST 아티스트로 총출동해 영화를 하이 텐션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 DC 영화의 포문을 열 '버즈 오브 프레이'는 오는 2월 5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사진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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