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없는 신영철 감독 "아직도 현대·항공보다 한 수 아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장충 이후광 기자] 파죽의 8연승으로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렸지만 만족은 없다. 여전히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한 수 위로 여기며 남은 2라운드를 준비 중인 신영철 감독이다.

우리카드가 지난 26일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썼다. 우리카드는 홈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서 3-0 완승을 거두며 창단 첫 8연승 및 라운드 전승을 해냈다. 또한 설날 연휴를 맞아 입석 포함 4,165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시즌 최다 관중 기록까지 수립했다. 이날 결과로 시즌 승점 50점(18승 6패) 고지에 선착,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렸다. 그야말로 만년 하위팀이었던 우리카드의 반전이다.

신영철 감독 2년차를 맞아 더욱 견고해진 우리카드다. 세터 노재욱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토스 아래 펠리페, 나경복, 황경민, 최석기, 이수황, 리베로 이상욱이라는 주전 멤버가 갖춰졌다. 지난 시즌 창단 첫 봄배구라는 경험을 쌓은 어린 선수들이 신 감독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한층 더 성장한 결과다. 이젠 더 이상 기복, 컨디션 난조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노재욱은 “선수들의 실력이 더 좋아졌다.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어려운 공도 잘 처리해준다”고 흐뭇해했다.

신 감독은 승승장구의 비결로 세밀한 플레이의 향상을 꼽았다. 이를 골프의 ‘쇼트 게임’에 비유하며 “진짜 기술자들은 세밀한 플레이로 점수를 낸다. 우리도 세밀함에서 조금씩 발전을 보이고 있다. 공 다루는 기술이 좋아진 모습”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우리카드를 보면 결정적 승부처에서 범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날 삼성화재가 1세트 20점 이후 더블컨택 범실로 허무하게 흐름을 내주는 것과 같은 모습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부상 없는 풀타임을 위해 체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체육학 박사 학위가 있는 신 감독은 “회복 시간을 줬을 때 부상이 없다”는 지휘 방향 아래 선수단 훈련을 이원화로 진행한다. 경기 다음날 주전은 컨디션 회복, 비주전은 공 운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와 더불어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노재욱은 회복 훈련에 하루를 더 투자한다. 신 감독은 “(노)재욱이가 아프지 않아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임 2시즌 만에 만년 하위팀을 전통의 강호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경쟁하는 팀으로 바꿔놓은 신 감독이다. 현재 순위도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에 무려 승점 8점을 앞서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은 “봄배구를 간다면 단기전 변수를 맞이한다. 아무래도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은 베테랑들이 많아 우리와 달리 경험이 풍부하다. 그에 대한 대비가 서서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전신 드림식스를 포함해 지난 시즌 처음으로 봄배구에 진출했지만 현대캐피탈은 V리그 출범 이래 2014-2015시즌을 제외하고 항상 봄배구에 나서 우승 4회, 준우승 7회를 이뤄냈다. 대한항공도 봄배구에 총 11번 진출해 우승 1회, 준우승 5회를 맛봤다. 신 감독이 이들과의 단기전 경쟁을 걱정하고 또 철저히 대비하려는 이유다.

이제 최종 순위가 확정되기까지 남은 경기는 단 12경기다. 매 시즌 5, 6라운드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기에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의 뒷심에 맞설 대비책이 필요하다. 신 감독은 “5라운드 첫 경기인 삼성화재전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따야 한다”고 짚으며 “그래야 그 다음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을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다. 현대캐피탈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이기에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놔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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