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 "셋째 딸 다윤, 배우의 꿈 있어…아직 더 지켜봐야 해"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정웅인(49)이 셋째 딸 다윤이가 배우의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웅인의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 종영 인터뷰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정웅인은 '99억의 여자'에서 아내 정서연(조여정)을 향한 집착과 소유욕으로 가득 찬 소시오패스 홍인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방송 초반 홍인표가 아내 정서연(조여정)에게 가정 폭력을 일삼는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웅인은 "작품이 초반에 자극적이라 가족들이 못 보게 했다. 결국엔 끝까지 못 봤다. 밖에 나가서 '왜 땅에서 나왔냐', '냉동창고는 왜 들어갔냐' 등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아내의 아는 언니들은 아내에게 '너 괜찮냐'며 걱정을 했다더라. 아내가 내게 '주변 사람들이 날 걱정한다. 연기를 적당히 하라'고 했다. 그래서 '밥벌이를 어떻게 적당히 하냐'고 했다"며 웃어 보였다.

그동안 폭력적인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 온 정웅인. 그는 작품 출연 제안이 들어오면 아내와 대화를 통해 선택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99억의 여자'는 처음에 아내의 반대로 출연을 거절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홍인표 역을 맡게 됐다고.

"아내가 '이렇게 이미지를 가서는 안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드라마가 잘 될 것 같았고, 다른 드라마가 없어서 이걸 해야 한다고 했어요. 요즘 시청자분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어요. 때문에 극단적인 캐릭터, 몰입이 높아지는 캐릭터 등에 수상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세상이 많이 변했죠. 코미디와 악역은 정말 어려운 캐릭터예요. 후배들에게 이미지 때문에 연기에 대한 스펙트럼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정웅인은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묻자 "'동백꽃 필 무렵' 속 오정세 씨 역할이 어떨까 싶다. 부인에게 지질하면서도 능청스럽고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며 '동백꽃 필 무렵' 속 필구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함께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지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하며 뜨거운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웅인 나이대의 멜로, 코미디에 대한 욕심을 전하기도.

실제 정웅인은 '99억의 여자' 속 홍인표와 다르게 아내와 자녀들 생각으로 가득한 가장이다. 그는 "집에 있을 때 자녀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함께 영화를 보러 가고, 맛있는 걸 먹는다. 막내와 카드놀이를 하고 평범한 아버지다"라고 전했다. 세윤, 소윤, 다윤 세 딸의 아버지인 정웅인. 그중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막내 다윤이가 "연기자가 되겠다고 연기 연습을 하더라"라며 "아직 더 봐야한다"고 말했다.

"싹이 보여요. 예전에는 반대했어요. 여성이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거든요. 어느 위치까지 올라가면 탄탄대로일 수 있으나 중간중간에 크레바스가 심해요. 하지만 본인이 하겠다고 하니까. 그리고 더 봐야 해요. 요즘에는 연극영화과가 대학교에 많이 포진돼 있어요. 어디서든 연기를 할 수 있죠. 길은 열려있되 본인이 얼마나 열의를 갖고 덤비느냐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어제도 제 앞에서 좀비 연기를 했어요. 표정이 살아있더라고요. 배우는 똑똑해야 하고, 촉도 좋아야 해요."

작품의 제목인 '99억의 여자'처럼 "99억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동안 간직했던 정웅인의 꿈이 담겨있었다. 자녀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돈으로 공연이나 작은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지금 꾸는 꿈이 언젠가는 제가 좀 더 여유로울 때, 아이들이 다 출가한 다음에 아내와 꿈을 좀 더 꿀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꿈을 꾸지 않으면 언젠가는 없어질 것 같거든요. 아내에게도 '당신이 언젠가 꿈을 펼칠 수 있게 꿈을 가져라'라고 말해요. '나도 꿈을 가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연극 제작이나 영화인데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꿈을 가질 수는 있죠.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지금은 어려워요. 그래도 저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제가 하고픈 것을 하면서 가정을 건사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 = 큐로홀딩스매니지먼트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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